수입차 월 5000대 팔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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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수입차 판매량이 월 5000대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10월 수입차 판매 대수는 4984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2969대)보다 69% 급증했다. 이는 2000년 한 해 동안 팔린 4400대를 훨씬 웃돈다.

8월 처음으로 5%를 넘어선 수입차 국내 시장점유율도 5.6%로 뛰었다. 수입차협회의 윤대성 전무는 “연간 판매 전망을 올 초 4만5000대로 잡았지만 이런 추세라면 5만2000대까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입차 연간 판매 대수는 2002년 처음 1만 대를 넘어선 뒤 2004년 2만 대, 2005년 3만 대, 지난해엔 4만 대를 돌파했다.

과거엔 BMW·렉서스 같은 한두 인기 브랜드가 수입차 시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젠 거의 모든 브랜드의 판매가 동반 급증한다는 게 특징이다.

20개 브랜드(업체) 가운데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신차가 없던 롤스로이스와 사브뿐이다. 혼다·인피니티·푸조는 판매량이 두 배가량 급증했다. 이에 따라 렉서스·BMW·혼다가 1위를 다투는 가운데 벤츠·아우디가 바짝 쫓는 형국이다. 폴크스바겐·크라이슬러·인피니티·푸조는 두터운 중위권을 형성했다.

수입차 시장이 급속히 커지면서 수퍼카의 한국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지난달 이탈리아 람보르기니가 서울 강남 도산대로에 전시장을 연 데 이어 페라리는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전시장을 열었다. 페라리의 마르코 마티아치 아태지역본부 사장은 “급성장하는 한국시장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 전시장을 새로 열었다”고 말했다. 또 “오히려 미국·유럽보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평했다. 1년에 5000~6000대만 한정 생산하는 페라리는 내년에 한국에서 40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년에 닛산과 미쓰비시까지 가세하면 수입차 시장의 덩치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들 브랜드는 혼다·폴크스바겐과 함께 근래 팽창일로인 3000만원대 수입차 시장을 이끌게 됐다. BMW와 아우디도 3000만원대의 소형 모델을 내년에 선보인다. 중산층이 감내할 만한 가격대의 수입차가 대거 들어오면 국내차와의 한판 승부가 부득이하다.

현대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업계도 내년 초 신차를 대거 선보일 예정이라 내년은 국내차와 수입차가 3000만원대 시장에서 제대로 겨루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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