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보드카 세율 내리고 냉가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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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러시아의 국민주(酒) 보드카 애주가들이 살맛나게 됐다.러시아정부가 13일 높은 세율때문에 수입 보드카와의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국내 보드카산업을 살리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소비세를 80~85%가량 내리기로 한 것이다.정부가 올초 稅收증대를 위해 소비세를 대폭 인상하는 바람에 보드카 값은 크게 올랐고 이에 따라 소비가 줄고 생산 또한 감소하기 시작했다.
舊蘇聯붕괴후 가뜩이나 어려운 생활을 꾸려나오던 서민들은 보드카마저 마음놓고 마실 수 없게됐다고 불평했다.
보드카 생산업체 수십군데와 관련 종사자 수십만명도 국민경제의주요 부분을 차지하는 보드카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고 대책마련을요구했다.
그러자 정부는 다시 소비세를 내리기로 했다.세금이 인하되면 약 30%정도의 가격인하 효과가 생긴다.이날 올레그 소스코베츠부총리가 주재한 정책회의에서는 매년 50만병 이상 수입되는 보드카를 15%이상 줄여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수입품은 대부분 우크라이나등 舊소련 공화국으로부터 들어오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보드카 소비세가 러시아보다 상대적으로 낮으며 통관때 원칙적으로 관세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세금이 인하되면 보드카소비가 늘고 업계도 한숨을 쉬게 되겠지만 러시아 당국은 가뜩이나 골칫거리인 알콜중독자들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러시아 보건당국에 따르면 러시아 전체 1억5천만인구중 2백50만명이 알콜중독자다.올초 인구 10만명당 우발적알콜중독자수는 37명으로 지난 92년의 18명보다 2배 이상이나 늘었다.
〈韓敬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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