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미만 信託폐지 은행.기업 대책마련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10월부터 1년미만짜리 신탁상품이 없어지게 됨에 따라 뭉칫돈이 새로운 상품을 찾아 옮겨가는 자금의 대이동 현상이 발생할 전망이다.이에따라 당장 알토란같은 신탁자금을 빼앗기게된 은행(특히 후발은행)들은 비상이 걸렸고,기업 역시 단기 여유자금을 굴릴 새로운 상품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신탁제도개편으로 자금이 가장 먼저 빠져나갈 상품은 기업과 연기금들의 단기여유자금이 몰려있던 기업금전신탁(8월말현재 잔액 11조9천9백59억원)과 특정금전신탁(14조9백41억원)으로 꼽히고 있다.
이 두 상품의 수탁고중 1년미만으로 운용되던 자금의 규모는 줄잡아 10조원 안팎이며,이중 최소한 20~30%안팎인 2조~3조원이 다른 상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동안 신탁자금을 단기 콜자금이나 기업어음(CP).주식투자등으로 굴리며 짭짤한 이익을 챙겨온 시중은행들은 10월 이후 신탁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기업금전신탁은 1주일 이상만 넣어두면이자가 붙는 기업자유예금으로 유도하는 방안을 검 토중이다.
또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특정금전신탁의 손실을 보완하기 위해현재 같은 은행끼리만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종업원퇴직연금신탁을 일반 기업을 상대로 취급할 수 있도록 당국에 교섭하는 방안등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신탁계정의 비중이 전체 수신고의 70%이상에 달하는 하나.보람은행등 일부 후발은행들은 당장 자금운용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후발은행들에 한해 1년미만 신탁상품 취급기간을 한시적으로 연장해주거나 특정금전신탁등의 중도해지수수료를 신축성있게 적용할 수 있도록 조정해주지 않으면 자금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그동안 신탁계정의 큰손들이었던 대기업들은 10월 이후 3~9개월 안팎으로 굴릴 수있는 은행의 양도성예금증서(CD)나 투자금융사 CP등으로 옮길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자금관계자는『특정금전신탁이나 기업금전신탁에 넣어둔자금들이 대부분 단기여유자금이므로 1년이상 신탁에 넣어두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CD.CP등으로의 자금이동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금융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