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의회 전격 해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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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스리랑카 대통령은 8일 새벽 의회를 전격 해산하고 4월 2일 총선거를 실시키로 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쿠마라퉁가 대통령은 자신의 최대 정적인 라닐 위크레메싱헤 총리가 실질적으로 장악한 의회를 해산하는 한편 자신이 속한 정당의 의원 2명을 새 각료로 임명했다. 의회 해산의 이유는 반군인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와의 평화협상을 둘러싼 대통령과 총리의 대립을 타개하기 위한 것. 총리는 9일부터 예정된 태국 방문을 취소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대통령과 총리의 불화는 2001년 총선에서 위크레메싱헤 총리가 이끄는 통합국민당이 승리하면서 표면화됐다. 통합국민당은 타밀반군과의 평화협상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웠고, 이듬해 2월 타밀반군이 휴전에 합의하면서 9월 역사적인 평화협상이 시작됐다.

그러나 대통령은 힌두계 타밀족에 대한 불교계 싱할라족의 반감을 토대로 선거에서 당선됐다. 따라서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휴전과 평화협상이 진행되면서 약화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총리의 미국 방문을 틈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방.내무.공보 장관을 해임했다. LTTE는 쿠마라퉁가 대통령의 이번 의회 해산으로 어쩔 수 없이 무력투쟁을 재개해야 할지 모른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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