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국감, BBK 이명박 연루 싸고 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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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마지막날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간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BBK 주가 조작사건과 이명박 후보의 연관성이 핵심 쟁점이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경준씨와 이명박 후보의 연관성에 대해 강하게 부정하며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씨는 아무런 관계도 없으며 이명박 후보 역시 사기를 당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이명박 후보의 측근이 BBK에 대거 투자를 한 것을 비롯해 이명박 시장이 BBK의 실체"라며 금감원의 조사가 부실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지난달 25일과 26일 있었던 국정감사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이 주장했던 BBK 이명박 시장 연루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진 의원은 "정봉주 의원의 증거 자료는 두 자료를 짜깁기해서 만든 것이다. 서혜석 의원은 김경준씨 자금이 국내 이명박 후보에게 흘러들어간 의혹이 있다고 했지만 전혀 근거가 없다. 김현희 의원이 주장한 민준기씨와 이명박 후보 간의 비교는 다른 잣대가 적용됐다"고 해명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서혜석 의원은 "BBK 투자자로 잘 알려져 있는 오리엔스 캐피탈, 다스, 심텍과 이명박 후보가 인정한 장로회 신학대학 외에도 장로회 신학대학에 3억원 장학기금을 기증한 이모 권사, 모 재벌의 고인이 된 딸,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의 전 삼성투자신탁운용 대표 등의 새로운 투자자들이 밝혀졌다"며 "이 투자자들 모두 이명박 후보와 가까운 사이"라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금감원을 상대로 "주가 조작 및 자금 세탁 부분에서 이명박 후보를 왜 조사하지 않았냐"며 "이런 금감원의 태도는 직무 유기 및 특정후보 비호에 대한 의혹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현미 의원 역시 "금감원은 직무 유기를 했다"며 "BBK의 1차 주가조작 사건과 옵셔널 벤처스 코리아의 2차 주가조작 사건은 분명 다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은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묶어서 조사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1차 조작사건이 중간에 사라져버린 이유는 이명박 후보가 LKe뱅크의 대표였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금감원에 6개월동안 속아왔다"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신학용 의원 역시 "1차 조사 등을 비롯해 이번 주가조작 사건 관련 조사는 부실조사라고 아니할 수 없다"며 "외부 압력이나 상급자의 명령 없이는 이런 조사가 있을 수 없다"고 비호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명박 후보가 BBK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나라당 황우여 이원은 "이명박 후보는 당시 BBK가 문제가 되면서 LKe뱅크의 합작까지 모두 끊었다"며 "그 후 이명박 후보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계동 의원도 "이명박 후보가 BBK와 관련이 없다는 증거가 많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은 "통합신당 의원들의 핵심은 BBK와 이명박 후보를 어떻게 관련 시킬까"라며 "그렇게 하기위해서 웹디자이너를 끌어들이고 브로셔, 오보, 등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불법 자금을 만들고 횡령한 사기꾼 말은 믿고 (이명박 후보의 말은 안 믿는) 통합신당 어른들이 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증인 채택을 두고 양 당 의원들간 큰소리가 오가기도 했다. 한나라당 이정훈 의원은 정무위원회 박병석 위원장에 대해 "기관 증인으로 채택되지도 않은 출장 중인 실무자를 부르라고 금감위 직원들을 협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진수희 의원도 "기관 증인 출석 범위가 정해져있다"며 "금감원은 감사 받을 때 전직원이 다 대기해야 하냐, (증인을)부르려면 별도의 절차를 밟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병석 위원장은 "주지하다시피 BBK는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실무자가 참석하도록 의원이 위원장에게 요구했고 그것을 전한 것 뿐이며 이 자리에 참석한 금감위 위원장과 금감원 부원장보가 잘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실무자가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 국감 말말말 "30대 사기꾼에 사기당한 사람이…"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위원회·금융감독원 국정 감사에서)

"금감원장님 끝까지 딴 생각만 하고 계실 거 아니죠?"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 BBK사건 조사 관련 금감원장에게 질문하면서

"이게 지금 뭐하는 겁니까, 갖고 노는 겁니까. 금감원이 권력기관이야?"

-대통합민주신당 정봉주 의원, 금감원 실무자가 출석 안했다는 얘기에

"오늘 처음부터 끝까지 BBK(얘기)인데, 이게 정치공세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습니까?"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 의사 진행 발언 중

"30대 사기꾼 김경준에게 사기 당한 사람을 어떻게 경제 대통령이라고 부르며 나라를 맡길 수 있나, 정말 한심한 일이다"

-대통합민주신당 김재홍 의원, 의사 진행 발언 중

"(말할) 시간을 좀 주시면 말씀드리겠습니다"

-박광철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의원들이 자신의 답변을 자꾸 끊자 답답하다는듯

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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