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값, 더 내릴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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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원화 환율이 더 내려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환율은 '유연하게' 결정돼야 하며, '지나친 변동성'은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연성'은 달러의 약세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미국의 희망을, '지나친 변동성'은 유로가 지나치게 강하다는 유럽 국가의 불만을 반영한 것이다. 유럽 장관들은 이번 G7회의에 공개적으로 만족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두바이에서 열린 G7에서 '유연성'이 강조되면서 그 이후 달러는 유로에 대해 12%, 엔화에 대해 8.1% 급락했다. 유럽 국가들은 그동안 달러 약세의 부담이 유독 유로에 무겁게 전가돼 왔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선언문에서 지나친 변동성을 피해야 한다는 표현이 들어감에 따라 과거와 같은 일방적인 유로 강세 흐름은 다소 주춤해질 전망이다.

달러 값은 더 싸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왜곡되지 않았다면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하는 경상적자를 안고 있는 미국의 달러가 싸져야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2월 7일자)에서 경상적자가 현재의 절반으로 줄어들기 위해서는 달러 값이 향후 수년간 20% 더 떨어져야 한다고 보도했다.

반면 엔 등 아시아 통화의 절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환율이 유연해야 한다는 미국의 주장은 아시아 국가의 지나친 시장개입을 정조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중국 위안화 가치가 다음달에 달러 대비 5%가량 절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중국 관영 경제주간지 '차이나 비즈니스 포스트' 7일자 최신호가 보도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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