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경제 선생님] 자녀가 아르바이트 원할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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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자녀가 방학 중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고 하면 어떻게 하시나요? 좋은 측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자녀들이 돈맛을 알게 되거나 나쁜 경험을 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됩니다.

원칙적으로 아이들이 스스로의 노동으로 돈을 버는 경험은 경제활동을 이해하고 돈에 대한 개념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그러나 두가지 점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자녀가 어떤 곳에서 어떤 사람들과 어떤 일을 하는지, 보수나 대우는 정당한지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지셔야 합니다. 많은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우리 사회엔 청소년들이 노동을 하고 돈을 벌 수 있는 정당한 기회들이 보편화돼있지 않습니다. 자녀가 아르바이트를 원한다면 자녀에게 적합한 일을 함께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일을 정했다면 자녀와 함께 일터를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고용주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자녀가 일을 하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시기 바랍니다. 자녀가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부모로서 도와야 할 일이 있다면 돕겠다는 관심을 표시하는 것도 좋습니다. 한때의 호기심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며 일을 벌인 아이들이 스스로 책임을 완수하도록 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다음은 자녀가 아르바이트로 번 소득을 어떻게 사용하도록 돕느냐는 점입니다. 부모님께서 자녀들의 아르바이트를 허용하는 이유엔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아이가 힘들게 노동을 해서 번 돈을 유흥비나 유명상표 상품을 사는 데 쓴다면 노동을 통한 경제개념 형성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부정적인 소비생활만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자녀가 아르바이트로 얼마를 버는지를 알고 어떻게 쓰는지 관심을 갖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도 중요합니다.

김정훈 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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