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50 빨간 마후라, 신고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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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산 고등훈련기 T-50으로 비행교육 과정을 마친 새내기 조종사 12명이 ‘파이팅’을외치고 있다. [공군 제공]

31일 오후 1시30분 광주광역시 소재 제1전투비행단에서 2007년 2차 고등비행교육과정 수료식이 열렸다. 김은기 공군참모총장은 수료식에 참석해 65명의 새내기 조종사들에게 파일럿을 상징하는 ‘빨간 마후라(머플러)’를 매어주었다.

이들은 지난해 2월 항공실습과정을 시작으로 기본비행교육과정과 중등비행교육과정, 고등과정까지 1년8개월 동안의 훈련을 마치고 영공 수호자로 거듭 태어난 것이다.

특히 65명의 신참 빨간 마후라 중에는 이번 교육과정에 첫 투입된 고등훈련기(T-50)을 타고 비행교육을 마친 12명이 포함됐다. T-50은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고등훈련기다. 2003년 2월 19일 초음속 돌파 비행에 성공한 한국 최초의 초음속 비행기로 별칭은 ‘골든이글(Golden Eagle)이다.
F-15A·F-16·F-22 등 최신예 전투기의 조종훈련을 목적으로 개발된 T-50은 고도의 기동성을 자랑하는 디지털 비행제어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어 중동과 유럽 지역에 수출 협상도 진행 중이다. ‘T-50 빨간 마후라’의 전 훈련 과정을 지켜본 교육당국은 기존 훈련기인 T-38을 이용했던 새내기 조종사들보다 이들의 기술 적응도가 38% 가량 향상됐다고 분석했다.

김기현 중위(공사54기·24세)는 “T-50을 타고 훈련을 해보니 우수한 성능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며 “T-50은 각종 비행 조작과 절차에 쉽게 적응할 수 있게 만들어져 훈련의 집중도가 상당히 높았다”고 훈련 소감을 밝혔다. 배중범 중위(공사54기·24세)는 “T-50으로 처음 고등비행훈련을 수료하게 돼 큰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 조국과 공군에 헌신하는 훌륭한 전투조종사가 돼 영공수호 소임 완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군 관계자는 “T-50의 향상된 비행교육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2012년까지 비행훈련체계를 전반적으로 재구성할 계획”이라며 “이 훈련체계가 구축되면 전투조종사 양성기간이 5개월 단축되고 비용도 1인당 3억원 쯤 절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수료식에서 공사 54기생인 박현식(24), 김진택(24), 임원호(24), 서승남(24) 중위가 공군참모총장상을 받았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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