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2-2 , 통합‘교과’형 논술 … ‘교과서’가 바탕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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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논술·구술면접 등 대학별고사의 중요성도 크다. 연세대 ‘일반우수자’ 전형은 931명을 선발하는데 이중 절반을 논술 80%와 학생부 성적 20%로 우선 선발한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2개 영역 1등급으로 다소 엄격하긴 하다. 334명을 뽑는 서강대 ‘학업우수자 전형’은 논술 반영률이 60%다. 이 중 우선 선발하는 30%의 학생에 대해선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성균관대는 수시 2-1이 ‘내신형’이라면 2-2는 ‘논술형’이다. 848명을 뽑는 전형에서 학생부와 논술의 반영 비율이 반반이다. 인하대의 경우 학생부 성적 100%로 300명 내외를 뽑는 ‘학생부 우수자 전형’ 외에 논술고사를 15%(자연계), 30%(인문계) 반영하는 ‘논술 우수자 전형’이 있다.

 수시 2-2 전형은 수능이 불리한 수험생들의 탈출구라고 할 수 있다. 대학별로 다양한 전형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특장점을 잘 살려 원하는 대학을 골라 갈 수 있는 것이다. 입시 전문가들로부터 수시 2-2에서 논술고사를 반영하는 주요 대학의 출제 경향과 대비법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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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제 경향= 7일 수시2-1 논술을 실시한 서강대는 인문계도 계열에 따라 문항이 다르다. 인문사회학부에서 성서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이 출제됐다면, 경제경영학부에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나 ‘월 스트리트 저널’의 기사가 인용되는 식이다.

 한양대는 그간 세 차례에 걸쳐 모의고사를 실시했다. 이 모의고사와 함께 10월 중순에 치른 2-1의 기출문제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한국외대는 그간 공개한 모의고사에서 단순한 텍스트나 통계 자료뿐 아니라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학문 분야의 사례, 논리적 도표, 그림 자료가 함께 제시해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외대는 공통점 찾기와 사례 적용 능력을 주로 평가하기 때문에 논리적 연관 관계 짓기 훈련이 필요하다.

 김기한 메가스터디 통합논구술연구소장은 “이번 수시 2학기 모집에서 서울대를 제외한 주요 대학들은 모두 통합논술 형태로 논술을 치른다”며 “대학별 모의고사나 문항 예시를 참조해 자신이 지망하는 대학의 출제 경향부터 꼼꼼히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설령 지망하는 대학이 통합논술 문항을 공개하지 않았더라도 당황할 필요는 없다. 최근 주요대학들의 출제유형이 상당히 유사해졌기 때문에 다른 대학의 기출문제를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자연계의 통합논술은 지금까지는 생물+화학 등 과학 교과 간의 통합이나 수리 단독형 문제가 주를 이뤘으나 점차 수리+과학 통합 문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인문계 논술의 경우 제시문의 출전을 모르더라도 정확한 독해력과 논리적 사고력만 갖췄다면 답안 작성에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자연계 논술은 수리·과학 관련 이론이나 개념을 모르면 논제 분석마저 어렵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김 소장은 “통합교과형 논술이라는 용어에 ‘교과’라는 단어가 들어 있음에 주의하라”며 “교과 내용을 바탕으로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중요한 개념은 교과서에서 출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문계열의 경우 사회탐구 교과서,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과 과학탐구 교과서의 심화학습에 나오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부하라는 것이다.

 ◆대비법=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이사는 “내신과 논술이 우수하나 수능이 상대적으로 처지는 학생은 대학별고사를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해 논술의 강점을 살리는 편이 유리하다”며 “그러나 논술이 우수한 학생이 수능도 잘 치렀다면 수시 2-2 지원보다 정시를 노리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논술에 자신이 있다면 논술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게 좋은 전략이다. 전공적성검사를 치르는 광운대를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같은 전형을 치르는 아주대를 함께 공략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수능이 보름여 남은 시점에서 수험생은 초조해지기 쉽다. 수능이 코앞인데 논술 대비를 따로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다. 이럴 경우 가장 정직한 방법은 교과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입시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배노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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