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골대 덕 톡톡히 봤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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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포항 골키퍼 정성룡(右)이 울산 우성용(左)의 헤딩슛에 앞서 공을 쳐내고 있다. 정규 리그 5위 포항은 정성룡의 선방에 힘입어 3위 울산을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울산=뉴시스]

K-리그 최연소 감독인 브라질 출신 세르지오 파리아스(40)가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가 프로축구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정규리그 5위 포항은 28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에서 리그 3위 울산 현대를 2-1로 꺾었다. 포항은 31일 오후 7시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수원 삼성(2위)과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인다.

울산은 전반 7분 절호의 선제골 기회를 놓쳤다. 아크 왼쪽에서 이상호가 날린 왼발 슛이 크로스바를 정통으로 맞고 튀어나왔다.

포항 파리아스 감독은 전반 20분 만에 수비수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스리백의 왼쪽을 맡고 있는 김수연이 이종민과 이상호에게 번번이 뚫리자 김광석을 투입했다. 포항은 수비의 안정을 바탕으로 아기자기한 공격을 전개해 나가다 첫 골을 따냈다. 전반 34분, 울산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포항이 프리킥을 얻었다. 포항 스트라이커 조네스와 슈벵크가 수비진과 몸싸움을 하는 사이 따바레즈의 프리킥이 날아들었다. 최종 수비를 맡고 있는 황재원이 솟구쳐 오르며 헤딩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1m86cm의 황재원은 세트 피스 때 공격에 가담해 심심찮게 골을 터뜨리는 선수다(55경기 6골).

울산은 후반 시작하면서 수비형 미드필더 김영삼을 빼고 부상에서 회복한 염기훈을 투입했다. 포항 문전을 끊임없이 위협하던 울산은 후반 25분 동점골을 뽑았다. 이상호의 헤딩 패스를 받은 우성용이 왼발로 볼을 잡아놓은 뒤 터닝 슛, 포항의 골문을 열었다. 울산은 동점골 1분 뒤 이상호의 강력한 왼발 슛이 골대를 맞고 나와 역전 골 기회를 놓쳤다.

후반 31분 포항의 결승골은 백전노장 김기동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미드필드 중앙에서 김기동이 울산 수비수 사이로 절묘한 스루패스를 찔러줬다. 왼쪽에서 돌아들어온 이광재가 지체 없이 슛을 날렸고 볼은 골키퍼 김지혁의 손끝을 피해 왼쪽 골망을 파고들었다. 후반 22분 투입된 이광재는 경남 FC와의 6강 플레이오프와 똑같은 시간에 교체로 들어가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울산은 막판 맹공을 퍼부었으나 후반 40분 염기훈의 결정적인 헤딩슛이 골키퍼 정성룡의 선방에 막히며 시즌을 끝냈다.

울산=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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