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배 위원장 "물의 일으켜 죄송, 보도는 사실과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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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소속 의원들은 22일 대덕특구지원본부 등 대전 지역 7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 이후 피감기관으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사실이 왜곡됐다”며 적극 해명했다.

임인배 과기정위원장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어찌됐던 국정감사에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기사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 논의해보고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임 위원장이 주장하는 당일 상황.

“관례대로 국감이 끝난 뒤 피감기관과 식사를 하고 폭탄주가 2~3잔 돌았다. 그 자리에서 헤어지고 나하고 류근찬(국민중심당), 김태환(한나라당) 의원 세명이 '우리끼리 한 잔 하자'고 해 바로 옆 술집에 갔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그 자리에) 피감기관장이 왔다. 류근찬 의원이 '피감기관과 이러는 게 좋지 않다. 끝내는 게 좋겠다'고 했고 옳다고 생각해 폭탄주 한 잔을 다 같이 먹고 류 의원이 5분 앞에 나가고, 나하고 김 의원이 5분 뒤 나갔다.”

이어 임 위원장은 “우리가 술집에 있었던 시간이 30분 정도가 안 되고, (김 의원과 나는) 피감기관 차를 타고 호텔로 갔다”며 “우리가 다 합해도 (양주) 한병을 못 먹어서 술값이 20만원이 안 됐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이후 모텔 이런 것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고 여자도 없는 술집이었다”며 “만약 보도대로 술값이 많이 나왔다면 피감기관들끼리 자리가 길어진 것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근찬 의원도 본지 기자와 통화에서 “기관장들과 술마시는 것이 부적절한 것 같았고 약속도 있어 폭탄주를 한 두잔 마신 뒤 먼저 나왔다”며 “그 이후 상황은 잘 모른다”고 해명했다. 김태환 의원도 “우리끼리 한 잔 더 하자고 해 노래방인가에 갔는데 피감기관이 따라왔다”면서 “이건 아니다 싶어서 먼저 나왔는데 피감기관 사람들끼리 한잔 더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모양이 안 좋게 되기는 했지만 그게 전부니까 조사해 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통합민주신당은 “자체 조사 결과 신당 소속 의원들은 한 명도 (술자리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공세에 나섰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정신 못 차린 의원들이 있냐”고 비판했다.
과기정위 국감에서도 신당 의원들은 임 위원장에게 “의혹부터 규명하라”며 공세를 펼쳤다. 이날 오전 10시 과기정위의 한국원자력연구원 국감은 신당 의원들의 문제 제기로 개회 15분 만에 정회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간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유승희 의원(신당)=“과기정위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회의 국민적 신뢰를 떨어뜨리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사실관계부터 명백히 밝혀야 한다”

▶임 위원장=(신당 이종걸 의원이 발언권을 요청하자) “그만하자. 기자회견을 다 하고 왔는데….”

▶이종걸 의원=“입에 담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위원장이 진위 확인을 먼저 하고 엄정 조치를 취한 뒤 국감에 들어가는 게 맞다.”

▶김태환 의원(한나라당)=“결과적으로 사려 깊은 행동이 아니었다. 너무 악의적으로 사실과 다르게 기사가 나왔다. 동료로서 믿어주시고 조사하면 팩트가 나오니까 우리가 책임질 수 있다.”

과기정위는 오전 정회 후 1시간 가량 별도 회의를 열어 ‘피감기관 향응제공 의혹’에 대해 수사의뢰키로 결정했다. 국감은 오전 11시30분쯤 속개됐다. 임 위원장은 회의 내용을 종합해 “이유를 불문하고 심려를 끼친 대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철저하게 수사해 사실과 다른 보도에 대해선 언론사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남궁욱·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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