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선동 의식화雜誌 적-새날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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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운동권대학생이 출판사를 차린뒤 고교생들을 상대로 한「의식화」잡지를 제작,일선 고교주변 서점에서 판매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청량리경찰서는 22일 서울동대문구답십리동「새날열기」출판사 편집인孫영우군(23.D대사회학과4)이 고교생을 상 대로 발간해온「새날열기」란 잡지가 6.25전쟁 책임이 남한정부에 있다고 규정하고 고교생들의 정치투쟁을 선동한 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다.
경찰은 잡지사 사무실과 인쇄소인 서울중구초동 세명문화사등 2곳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으며 이날중 원고초안.사식필름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일 방침이다.
경찰은 이에앞서 20일 이 잡지 편집국장 鄭모군(19.성동고93년졸)을 소환,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 제작.배포혐의로 출판경위.편집방침.판매현황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으나 鄭군이『발행인이 모든것을 주도해 정확한 내용을 모른다』고 진 술,일단 귀가시켰다. 조사결과 孫군은 1년여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올4월부터매달 1천여권씩 모두 4천여권의 잡지를 발행,권당 1천5백원씩서울시내 고교주변 서점에서 판매해왔다는 것이다.
이 잡지 6월호「다시쓰는 한국전쟁」에는『6.25는 이승만정권의 습관적인 북진통일발언에 맞추어 북한의 재무장이 이루어졌다』『전쟁중에도 광적으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했던 미군이 북한지역을 무차별 폭격해 희생자가 컸다』며 전쟁과 비극의 원인이 남한정부와 미국측에 있다고 기술돼 있다.
또 7.8월호 여름방학 특집호「통일이 다가온다」에는『통일운동은 분단으로 인한 기득권을 누리는 세력들을 분쇄하기 위해 국가보안법 철폐.양심수석방.평화협정체결.한반도 비핵지대화.군비축소.미군철수등에 초점이 맞춰져야한다』는 주장이 실려 있다.
5월호「10월 대구사건,폭동인가 항쟁인가」는『대구사건을 여전히 폭동으로 정의함으로써 金泳三정부가 정통성이라는 미끼를 통해역사적 진실을 자신들의 기호에 맞게 짜맞추고 있다』고 주장하고있다.경찰은 이 잡지 6월호에 실린 시론에는『 정부가 고교생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조장하기 위해 학생.농민.노동자등의 계급이해를 관철하기 위한 활동과 잘못된 통치행위를 중단시키기 위한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며『이제 고교생들이 이같은 무관심을 부추기는 병폐들과 맞서 싸워야 할때』라 는 내용으로 고교생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5월호「서울불바다,탈출구는 어디에」에는『미국이 북한핵문제와 관련,북한을 길들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정치.군사적 공세를 퍼붓고 있고 미국의 이러한 강대국 중심의 정책은 북한의 자주권을 무시하는 일로 북핵제재는 형평성을 잃은 처사』라고 기술하는등 전체 내용이 일방적으로 남한 정권을 매도하고 북한정권을 정당화하고 있다는게 경찰 주장이다.
또 후원회원 모집광고에는『세상이 한번쯤 뒤집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주저말고 투자하라』『미래의 주역인 신세대 고교생들에게 투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세상뒤집기』라는 문구가 실려있다. 〈申成湜.金政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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