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들, 광주공항 국제선 폐쇄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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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상공회의소를 포함한 광주 경제단체와 기업체 임직원 2000여명이 22일 오후 광주 쌍암공원에서 광주공항 국제선 이전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프리랜서=오종찬]

다음달 8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개항을 앞두고 광주시와 지역 경제계가 광주공항의 국제선 이전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와 광주·전남경영자총협회, 평동산업단지협의회 등 경제단체와 기업체 임직원 등 2000여명은 22일 오후 2시 광주시 첨단지구 쌍암공원에서 ‘광주공항 무안이전 반대 광주경제인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박흥석 광주상의 회장 직무대행은 대회사를 통해 “광주가 산업도시와 국제도시로 발돋움해 가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광주공항의 국제선 기능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면 광주는 성장동력을 상실하고 앞으로 극심한 침체를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씨는 “정부는 광주공항 국제선 기능의 무안공항 이전 등 무책임한 계획을 즉시 철회하고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다음달 8일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에서 개항식을 열고 이튿날부터 국제선을 취항케 할 예정이다. 건설교통부는 개항에 맞춰 광주공항에서 지금까지 운항해 온 중국 상하이 18편과 선양 4편 등 국제선 노선을 모두 무안국제공항으로 옮기기로 했다.

 이 달 말 광주공항에 취항 예정인 베이징 1편과 타이페이 14편, 부정기(전세기) 노선인 창사 2편도 무안공항에서 띄울 예정이다.

◆"두 공항 공멸 우려”=광주 경제단체들은 “광주·전남의 상생발전을 저해하고 시장의 수요를 무시해선 안된다”며 광주공항 국제선 이전방침의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그 동안 이 지역 경제계가 애써 온 국제선 유치노력과 지역의 문화적 특성 등을 감안해 광주공항의 국제선을 그대로 유지하고, 무안국제공항을 공동 발전시키기 위한 정부차원의 신규 항공수요 창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원구 광주·전남관광발전협의회장은 “무안공항으로 국제선 단일화는 접근성 불편 때문에 승객 감소를 가져와 결국 국제선 취항 중단에 이르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최악의 경우 호남에는 국제노선이 없는 상황에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공항의 광주~상하이 이용객은 광주·전남과 전북·경남 일부 지역 승객까지 포함하고 있는데 반해 무안으로 이전하면 전북·경남 승객이 떨어져 나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내선도 이전 방침=정부는 무안국제공항이 호남의 거점 공항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광주공항이 도심에 자리해 활주로 연장 등 시설확장에 어려움이 있는 데다 국제선 취항에 걸맞는 관세·검역시설이 없어 국제선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무안국제공항은 국내선의 경우 무안~김포 하루 두편을 운항한다. 건교부는 광주~무안 고속도로가 개통한 뒤 승객 수요를 살펴 광주공항 국내선의 무안공항 이전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또 2010년까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를 3.2㎞로 확장하고,계류장도 9면에서 14면으로 늘리는 등 공항규모를 더욱 늘릴 방침이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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