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변호사도 테러단 佛르몽드 폭로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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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世紀의 국제테러범」카를로스(본명 일리치 라미레즈 산체스.44)에 대한 수사가 프랑스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의 변호사로 선임된 프랑스인 자크 베르제(69) 또한 테러단의 일원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프랑스에 파문이 일고 있다.
프랑스의 르몽드紙는 18일 『최근 프랑스당국에 전달된 舊동독비밀경찰인 슈타지의 비밀문서에서 베르제 변호사의 이름이 카를로스가 주도한 프랑스내 테러조직의 공작원으로 거명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지난82년 그는 자신이 변호를 맡고 있던 테러범의脫獄시도에 대비,간수매수자금으로 거액을 테러조직으로부터 건네받기도 했다고 이 문서는 밝히고 있다』고 주장했다.베르제변호사는다른 변호사들이 수임을 꺼려온 악명높은 테러범들을 단골고객으로자주 맡아왔으며 특히 지난87 년에는 「리옹의 도살자」로 불리던 前나치친위대장교 클라우스 바르비를 변호해 주목을 받았던 인물. 베르제변호사는 이 보도에 대해 『과거 東歐에서는 변호사를피의자와 공범으로 취급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면서 자신은 카를로스와 아무 관계도 없는 사이라고 보도를 일축했다.
현재 파리시내 라상테 지하감옥에 수감돼 엄중한 감시하에 조사를 받고 있는 카를로스는 자신이 정당한 절차를 거쳐 수단에서 프랑스로 이송돼 온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베르제를 비롯한 두명의 변호사를 통해 이 문제를 법정에 공식 제기 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이와 관련,프랑스정보당국은 카를로스를 체포하기전 신원을 공개할 수 없는 사람들을 통해 수단 내무부와 협상을 가졌다고 샤를 파스콰 프랑스내무장관이 17일 프랑스 주간지 파리마치와의 회견에서 밝혀 『마취상태에서 강제로 납치됐다』는 카를로스의 주장을 사실상 뒷받침하고 있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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