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조숙증도 아닌데 호르몬 약 맞으면 키 키우려다 뼈 약해져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성 조숙증 환자에게 사춘기를 지연시키기 위해 호르몬(성선 자극 호르몬 유사 작용 제품 )을 사용하면 환자의 최종 신장을 늘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초경을 늦추고 골 성숙을 더디게 해 성장판도 늦게 닫히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 조숙증 환자가 아닌, 정상적인 아이가 키를 키우기 위해 약물 치료를 받으면 어떤 효과가 나타날까.

 서울대 의대 소아·청소년의학과 신충호 교수는 “키 성장 효과는 거의 없다 싶을 정도로 미미한 반면 골밀도가 떨어져 골다공증 위험이 커지는 등 부작용만 초래한다”고 경고한다. 골밀도는 성호르몬 분비와 더불어 사춘기 때 가장 많이 축적된다. 그런데 성 조숙증 환자에게 사용되는 약은 성호르몬 분비를 저하시켜 뼈의 무기질 침착을 막는다. 골밀도를 떨어뜨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물론 골밀도 감소는 성 조숙증 환자에게서도 초래된다. 하지만 성 조숙증 환자는 이미 골밀도가 많이 증가된 상태라 약물치료로 골밀도를 감소시켜도 약을 끊을 무렵 정상 골밀도 수치를 보인다. 반면 정상적인 아동이 이 호르몬을 맞게 되면 골밀도가 현저히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신 교수는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키 키우는 목적으로 사춘기를 인위적으로 지연시키는 일이 금기시되고 있다”고 밝힌다.

황세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