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치료 철망원통요법 개발-英부롬톤병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협심증치료를 위해 현재 주로 사용되고 있는 「풍선요법」대신「철망 원통」을 이용해 부작용과 재발을 막는 방법이 등장,세계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협심증은 심장으로 통하는 대동맥내에 지방질 찌꺼기가 쌓여 혈관을 좁히거나 막음으로써 심한 고통과 함께 심장마비에까지 이르게 하는 질병으로 최근 국내에서도 식생활 변화등으로 해당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상태다.
치료방법으로는 과거 외과적 수술외에 헤파린.아스피린등과 같은약물을 투여해 찌꺼기를 녹이거나 혈관확장제인 니트로글리세린을 임시변통책으로 복용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다 77년 풍선요법의개발로 획기적인 개선을 이루었다.
취리히大 안드레아 그룬치히교수가 개발한 이 치료법은 미세한 튜브를 찌꺼기가 쌓인 대동맥부위에 이르게 한뒤 공기를 주입,끝을 풍선처럼 부풀림으로써 혈관을 확장하는 방법으로 현재 전세계에서 해마다 50만명이 이 방법으로 시술받고 있다 .국내에서도85년 서울신촌세브란스병원이 처음으로 이같은 시술에 성공한 이후 대부분의 종합병원이 이 치료법을 종종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풍선을 제거하면 혈관이 다시 좁아질 수 있고,또 혈관을 충분히 넓히는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확장과정에서 혈관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겨 6개월만에 다시 혈관이 좁아지는 단점을 안고 있다.
상처를 막기 위해 부근 세포들이 혈관안쪽으로 침투해 급속도로증식하고 혈소판.백혈구가 이 부위로 몰려들어 다시 덩어리를 형성하기 때문으로 40%는 재수술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후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드릴.레이저를 이용하거나 미세한 금속원통을 밀착된 혈관속에 끼워넣는등 각종 방법이 시도됐는데 이중 영국의 왕립 브롬톤병원연구팀이 개발한 철망원통요법이 매우 효율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80년대 후반부터 연구가 시작돼 최근 완성된 이 방법은 철망원통을 접은 상태에서 혈관속에 밀어넣은 뒤,철망원통속에 있던 풍선관을 부풀려 철망원통이 혈관내부를 넓히게 한뒤 풍선관만 다시 빼내는 방식이다.
〈그림참조〉 즉,철망이란 고정장치가 다시 좁혀지는 것을 막는셈인데 최근 유럽9개국에서 5백20명의 환자에게 실험한 결과 재발비율이 풍선형에 비해 무려 40%가 줄어들었다.이 병원측은조만간 해마다 3만명이상이 이 방법으로 시술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미국등 각국의 병원들이 이 기법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물론 이 방법도 혈관이 굽어있거나 직경이 3㎜이하일 경우는 적용이 어려운 단점이 있지만,협심증의 치료확률을 조금 더 높였다는 점에서 큰 성과를 이룩했다는 것이 의료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李孝浚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