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더 아름답게” 디자인에 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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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만 덩그러니 있던 춘천 구곡폭포 관광지 관리사무소(왼쪽)와 지난 9월 그 자리에 새로 지은 관리사무소. 건물 외벽을 연한 갈색 돌로 장식하고, 건물과 이어진 녹색의 가벽(假壁)을 만들어 주변과 잘 어울린다. [사진=이찬호 기자]

16일 춘천시 남산면 강촌 구곡폭포 관광지를 찾은 곽모(춘천시 소양로)씨는 달라진 입구를 보고 기분이 좋았다. 새로 지은 관리사무소 건물이 연한 갈색 돌로 장식돼 자연스럽고, 건물에 붙여 만든 녹색 거짓 벽이 주변과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곽씨는 “올 봄에도 관리소 건물만 덩그러니 있었는데 몇 달 만에 산뜻하게 바뀌어 새로운 곳에 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춘천시가 새로 지어 지난달 10일 준공한 구곡폭포관광지 관리사무소는 주변 경관을 고려해 만든 건물. 춘천시는 기획단계부터 디자인 개념을 도입, 주변과 잘 어울리게 설계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건물뿐 아니다. 춘천시는 이달 말 공사를 시작하는 강원대 후문~석사동 동아 아파트 간 대성로는 생태통로와 휴식공간을 갖춘 경관도로로 디자인했다.

강원도에 디자인 바람이 불고 있다. 도는 모든 시책과 사업에 ‘강원도 전체를 디자인 한다’는 관점에서 계획하고 시행하는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무엇을 디자인하나= 도시계획 등 도 발전전략을 세우는 공간디자인부터 ▶경관 ▶환경 ▶산업과 행정까지 5개 분야별로 거의 무든 분야를 디자인한다.

특히 가시적인 성과와 파급 효과가 큰 10개의 사업을 우선 추진한다. 도시 기본계획에 아름다운 강원도형 경관을 반영, 11월 착공하는 혁신도시는 전체 면적의 28%를 녹지공간으로 꾸미는 등 디자인 개념을 도입했다. 대형은 물론 소규모 건축물도 사전에 경관을 심사하고, 간판 정비사업도 추진하며, 도시가로는 시각적으로 질서가 있으면서도 편리하도록 정비할 방침이다. 이밖에 ▶주변 자연과 조화된 도로· 하천 관리 ▶아름다운 동해안 만들기 ▶아름다운 화장실 만들기 ▶숲과 꽃으로 덮인 강원도 조성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디자인 개발·보급 ▶강원도 이미지가 연상되는 행정디자인 개발사업을 추진한다.

디자인 강원 프로젝트에는 18개 시·군도 적극 참여한다. 춘천시는 ‘춘천과 디자인의 만남’, 동해시는 ‘뉴 디자인-르네상스 동해 프로젝트’를 테마로 하는 등 각 시·군마다 실천계획(표 참조)을 마련해 지난달 말 발표했다. 도는 실현 가능성과 기대효과 등을 분석해 타당성이 있는 사업은 2008년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 3~4개 사업에 대해 2008년 50억 원을 특별 지원한다.

◆어떻게 추진했나=사실 강원도는 2004년부터 ‘아름다운 강원도 만들기’로 화장실· 간판 정비와 꽃 길 조성 등의 사업을 펴왔다. 지난 5월 김진선 지사가 이 사업의 범위를 넓히고, 질을 높여 ‘디자인 강원’ 추진 의사와 구상을 밝혔다.

이후 도는 행정부지사를 본부장으로 한 ‘디자인 강원총괄본부’를 꾸리고, 각계 전문가 29명으로 ‘디자인 강원 자문단’도 구성했다. 비상근 디자인 정책자문관 위촉을 검토하고 있으며 강원발전연구원에 연구단도 운영할 방침이다. 강릉시는 도시디자인과, 동해시와 영월군은 전담 팀을 구성했고, 춘천시도 디자인 팀을 만들기로 하는 등 각 시·군도 전담부서를 구성하고 전담 인력을 영입할 계획이다.

도는 17일 서울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개막한 2007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엑스포에 강원도 전시관을 꾸몄다. 도는 화장실, 간판, 공원 등 각종 디자인 관련 우수사례를 소개하는 등 ‘아름다운 자연’만이 아닌 ‘아름답게 디자인된 강원도’를 알리고 있다.

 최흥집 도 기획관리실장은 “21세기는 감성의 시대로 도시는 물론 생활환경, 상품 등 모든 분야에서 디자인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작용한다” 며 “ 강원도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도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도를 디자인하겠다”고 말했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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