競輪로비 나카야마씨 국내행적 호텔서 돈빌려 도박 즐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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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競輪사업을 위해 국내 정.관계인사에게 거액의 로비자금을 뿌렸다고 폭로한뒤 다시 이를 번복한 재일교포 나카야마 야스지(中山保二.71.한국명 朴永洙)의 주장은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으며 그의 국내 행적은 어떠했는가.
경륜사업 출발을 불과 한달앞둔 시점에서 터져나온 朴씨의 정계로비설은 일본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서고 한국검찰도 자료수집등내사에 착수함으로써 파문이 예상된다.
朴씨는 89년8월 사업관계로 알고 지내던 국내 모 그룹 朴모회장으로부터 소개받은 예비역 중령 梁모씨(49)를 기획실장,부인 曺榮子씨(53)를 대표이사로 내세워 安全興業이라는 회사를 차리고 競輪 진출작업을 시작했다.이 회사는 朴씨가 競輪업뿐만 아니라 競輪학교.식당.숙소.관리업무등「경륜에 관한 모든것」을 도맡아 하겠다는 야심에 따라 설립된 회사였고 이때부터 朴씨는 수시로 입국해 사이클위원회 閔庚重회장,崔모 부회장,白모 사무국장등과 일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경륜사업과 관련된 각종 실무업무는 安全興業 기획실장 梁씨와 사이클위원회 白사무국장이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朴씨는 국내에 올 때마다 호텔에서 돈을 신용으로 빌려일본에서 결제해 가며 슬롯머신에 몰두해 주변으로부터『프로연맹회장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을 자주 들었다는게 관련자들의 말이다. 국내에서 경륜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朴씨는 실무자인 안전흥업의 梁씨와 함께 일본의 競輪현황에 대한 자료를 수집,사이클위원회의 白국장에게 건네줬고 白국장이 체육청소년부 실무자들에게이를 전달하는 형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은 또 부인 曺씨가 당시 구속상태였던 全敬煥씨와 친척관계지만 朴씨는 오히려 그같은 사실 때문에 피해를 볼것을 우려했다고 주장했다.
朴씨는 1년여간 국내에서 사무실 집기 구입비용도 제대로 지출하지 않고 직원 5명의 월급도 3백여만원밖에 지급하지 않는등 돈 쓰는데 지극히 인색했으나 국내에서 벤츠300을 구입하는등 과시욕은 강한 편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競輪자료 수집차 일본을 방문한 安全興業관계자들에게 오사카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과 빌딩등을 보여주며 재력을 과시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梁씨는『朴씨가 89년8월부터 1년여동안의 직원월급.부대경비등3억원 정도도 벌벌 떨며 지출할 정도였기 때문에 50억엔이라는거금을 썼을것 같지않다』며『재일동포등으로부터 국내 競輪사업 투자비명목으로 거액을 빌린뒤 이를 탕진하고 부도 가 나자 책임을피하려고 일본 수사기관이 확인하기 어려운 한국 로비설을 퍼뜨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일본 신문의 보도내용도 불분명하고 외국에서 문제가 된 일이어서 일단 관계자료를 확인하는 내사단계지만 국내 관계자들의 고소.고발이 있거나 일본 수사당국이 구체적인 로비증거를 찾아내면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원칙론만을 밝히 고 있다.
그러나 日本에서 회사정리절차를 밟아감에따라 경찰에 고발된 朴씨가 조사과정에서 또다른 진술을 하거나 의외의「양심선언」등이 뒤따를 가능성도 없지않아 사건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申成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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