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종합지수가 6000을 넘어서면서 중국 증시 과열 논란이 뜨겁다. 국내 여러 증권사들은 과열이나 거품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거품이 위험한 수준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5일 처음으로 6000포인트를 넘어선 데 이어 16일에도 1.03% 오른 6092.06으로 마감했다. 올 들어 상승률은 127.7%다.
미래에셋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16일 “중국과 홍콩 증시의 과열 양상이 본격적인 버블 국면으로의 진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일본 증시를 예로 들었다. 중국과 홍콩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전 세계 증시 평균보다 각각 60.4%, 41.6% 높다. 그런데 1993~94년 일본 증시는 250% 높았다.
한국투자증권 박소연 연구원은 “상하이 주가의 고평가 부담은 분명 존재하지만 강한 이익 신장세를 감안하면 더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이선엽 연구원도 “지금은 장세를 인정하고 따라가는 것이 바람직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에서 들어오는 소식은 다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국 주식시장의 버블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대표적 비관론자 애널리스트인 ‘닥터 둠(Dr. Doom)’ 마크 파버의 말을 인용, 현재 상하이 증시의 모습이 대공황 직전인 1920년대 미국 주식시장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기업들의 PER이 심각할 정도(69배)로 높다는 것이 그 근거다.
파버는 “20년대에는 경제 상황이 좋다는 확신이 너무 컸기 때문에 증시 거품이 꺼졌을 때 충격도 그만큼 컸다”고 말했다. 그는 “대공황 뒤 뉴욕 증시가 50년대 중반까지 대공황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이 그 예”라고 덧붙였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도 중국 증시 거품론을 주장하는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최근 “중국 증시는 상상할 수 있는 최대의 거품을 지니고 있으며, 결국은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준호 기자
◆주가수익비율(PER)=주식의 현 주가를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수치. 주가가 주당 순이익의 몇 배가 되는가를 나타내며, 기업이 시장에서 평가되는 정도와 주가의 적정 수준을 판단하는 지표로 이용된다. PER이 높으면 회사의 이익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고, 반대일 때는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