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모집난 … 신입생 전원 '장학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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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입학장려 장학금 50만원, 학습격려 장학금 30만원' 대구공업대 예능계열(피부미용전공)에 지원해 합격한 김모(19)양이 최근 받은 등록금 통지서의 장학금 내역이다. 입학금 61만원과 수업료를 합친 전체 등록금은 3백9만8천원.

이 가운데 장학금 80만원을 제외한 2백29만8천원만 내면된다. 김양은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게돼 기쁘다"고 말했다.

대학들이 학생 모집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 대학들이 신입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학부모의 부담을 더는 것이 학생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장학금은 수업료를 감면하는 형태로 지급한다. 구미의 4년제 대학인 경운대도 신입생 전원에게 1백만원씩 지급하는 '21세기장학금'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자연계 3백80여만원,인문계 2백90여만원인 입학금.수업료가 전문대 수준 이하로 뚝 떨어졌다.

경운대의 최진근 기획실장은 "신입생들에게 면학을 장려하기 위해 장학금을 지급키로 했다"며 "학생 모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대학 모두 신입생들에게 주는 장학금이 10억원을 넘어 부담도 만만찮다.

대학들은 직원 충원을 억제하고 홍보비를 줄이는 등 비용 절감을 통해 장학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공업대 측은 "복수 지원한 학생들이 등록금 통지서를 한꺼번에 받기 때문에 장학금 지급이 학교 선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수가 늘어 장기적으로는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다른 대학들도 공업계 고교 출신 진학자나 성적우수 장학금의 적용 기준을 크게 낮춰 사실상 1백%에 가까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신입생과 학부모 대다수는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왜 신입생에게만 혜택을 주느냐"는 일부 재학생들의 반발에다 장학금 확대로 대학들의 출혈 경쟁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대학 관계자들은 "진학자수가 줄어드는 현실에서 장학금 지급 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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