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산책>조용한 아침의 나라도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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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성 베네딕도수도원 시청각 종교교육위원회가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던 교육적이면서도 수준높은 영상을 담은 일련의 고급 문화비디오들을 연속 기획출시해 주목받고 있다.
가톨릭관련 종교비디오들과 함께 국내 상업 비디오회사들이 외면하고 있는 유럽과 남미의 희귀본 예술영화.다큐멘터리물을 고루 내놓고 있어 비디오 마니아들의 환영을 받고있는 것이다.
사제와 영화인의 길 사이에서 고민했다는 독일출신 양 세바스찬신부(경북 왜관 성 베네딕도수녀원 재직)가 기획을 맡고 있는데교육적 내용에다 영상미와 극적 구성이 뛰어난 것만 골라 출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내놓은『나무를 심은 사람들』은 프랑스 문호 장 지오노의원작을 바탕으로 캐나다 애니메이션작가 프레데릭 바크가 그림영상으로 구성한 특색있는 30분짜리 만화영화.환경.자연.인간의 희생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교육적인 내용이 펼 쳐져 환경교육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만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스케치같은 그림과 파스텔풍 부드러운 색채의 담백한 애니메이션으로 시같은 화면을 보여줘 87년도 아카데미 단편상을 수상했다.
기획출시된 대표적 예술영화로는 국내 극소수 마니아들만 봐왔던러시아 영상시인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작품 『안드레이 루블료프』가 있다.절망적 상황으로 점철된 격동과 야만의 시대를 살았던 15세기 러시아 화가 루블료프의 생애가 타르코프 스키 감독 특유의 시적이고 신비로운 영상구성으로 펼쳐지면서 인간적인 감동을진하게 주는 작품.이 작품이 국내 영화마니아들로부터 큰 환영을받자 수도원측은 앞으로 러시아 영화를 대거 소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1925년 내한했던 독일 영화제작팀이 한국문화와 풍속을 담아 만든 기록영화 『조용한 아침의 나라』도 우리 것을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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