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TV청년내각 출연 귀순 대학생 전철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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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일요일 오후6시 MBC-TV『청년내각』을 보면 아주 장난기가가득한 얼굴의 젊은 통일원 장관을 만날 수 있다.나이는 스물 일곱.고향은 평안남도진남포.별명은「놀새」(오렌지족의 북한말).
그가 바로 신세대 귀순 대학생 전철우(27)다.
요즘 그가 즐겨부르는 노래는 가수 임종환의『그냥 걸었어』,강산에의『라구요』.좋아하는 보컬그룹은 「NEXT」와「015B」다. 『청년내각』녹화를 마친뒤 어쩌다 각료들(?)과 노래방으로 몰려가는 날엔 다수의 신곡을 섭렵한 무궁무진한 레퍼토리로 실력발휘를 한다.그가 청년내각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 하나.그 곳엔젊음이 있기 때문이다.『젊은 사람들끼리만 통하는 게 있잖아요.
솔직하니까 편하고요.노래도「신인류의 사랑」처럼 솔직한게 좋아요.』 이런 성격탓인지 89년 귀순한 뒤 2년동안 安家에서 불필요한 보호를 받았을 땐『제발 자유롭게 해달라』며 떼를 써 관계자들을 당황케하기도 했다.당돌할만큼 자기주장은 분명하지만 그에겐 분명히 철없는 젊은이와는 다른 그 무엇이 있다.
김책공과대학 기계제작부에 재학중 86년 舊동독으로 유학,드레스덴 공업종합대학에서 수학하다 귀순한 그는 남다른 이력으로 얻어진 자기만의 시각으로 남북한을 비교,「통일론」을 편다.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서 국민으로부터 신망을얻지 못한 김정일체제하의 북한이 오래가기는 어려울 거예요.서로의 간극을 극복하지 못한 일방흡수식의 통일도 상당히 위험할 것같고요.』 말솜씨 못지 않은 노련한 글솜씨로 최근『평양 놀새 서울 오렌지』란 책도 펴냈다.
독일에서 지낸 덕택에 독어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일어에북한어(?)까지 능통하다.취미는 요리.고기를 넣어 끓인 별미 김국 요리법을 자랑할때 그는 영낙없는 미래의 애처가다.
『얼굴이 알려지기 전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여학생들과 즉석에서부킹도 했는데 이젠 어렵네요.』 여자친구가 있느냐는 물음엔 얼굴을 붉히며『없다』고 말했다.믿거나 말거나.
글:李殷朱기자 사진:吳承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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