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타운경제학>4.명동성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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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明洞의 名所는 뭐니뭐니해도 명동성당이다.서울 사람치고 한번쯤이곳을 찾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이고 외국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도 명동성당이다.카톨릭신자가 아니더라도 마찬가지다.
명동의 명성은 명동성당이 있기에 더욱 빛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898년 프랑스신부에 의해 설립된 이 성당은 현재 등록된 신자만 하더라도 3만9천명.명동성당 본당의 관할구역은 명동.인현동.필동.회현동.남산동등이지만 다른 지역에서 미사를 보러 오는 신자가 적지 않다.
명동의 새벽을 여는 새벽미사에서부터 하루 4천~5천명의 신자와 관광객등이 찾아오고 주말이나 일요일은 혼배성사(결혼식)등을위한 인파까지 합쳐 3만명이상이 북적인다.
『아마 명동商圈의 3분의1정도는 명동성당의 몫일겁니다.』성당앞 골목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한 상인은 성당을 찾는 신자와 관광객들로 명동은 다른 지역의 상권과는 달리 세월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시들지않는「번창」을 누리고 있다고 강조한다.
『고객의 20~30%는 명동성당의 신자 같아요.특히 주일이면절반은 될거에요.』제일백화점 여성의류매장 아가씨의 말도 비슷하다. 이 때문에 명동 상인들이 성당에 대해 느끼는 자부심과 애정은 남다르다.권위주의 시절 명동성당이 민주화투쟁의「聖所」가 되고 명동거리에 최루탄이 난무할때 주변 상가사람들은 장사를 못하는데 따른 막대한 손해에도 불구하고 열렬한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성당에 은신한 시위대에게 먹을 것을 넣어주고 심지어 시위대의 일원이 되기도 했다.
명동성당의 부지는 7천1백40평으로 공시지가기준 땅값만도 8백81억원(평당 1천2백34만원)이나 되고 이를 상가용지로 바꿀 경우 최소한 5천억원이상은 된다.
그러나 상인들은 명동성당이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아있어야한다고 주장한다.상가로 개발됐을 경우 예상되는 갖가지 이익에도불구하고 명동성당이 지니고 있는 유형.무형의 가치를 물질적인 척도로는 결코 따질수 없다는 것이다.
명동성당이 있기 때문에 명동의 존재가 가능하다는 것이 상인들의 일치된 생각이다.
글:金是來기자 사진:李雲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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