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채 불티나게 팔려…작년 760억弗어치 발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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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중국 증시가 출범 10여년 만에 아시아 2위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중국의 채권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은 "과거 중국 인민의 주머니를 반강제적으로 털어가기 위한 수단이었던 국채가 지금은 줄을 서서 국채를 사야 할 정도로 중국 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중국의 국채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2천8백억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보유량을 두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중국 재무부는 지난 10년간 매년 채권 발행 기록을 경신해 왔다. 2003년에는 연간 외국인 직접투자(FDI)규모의 3분의 1을 넘는 7백60억달러를 발행했다.

국채 시장이 급성장한 것은 중국이 정부 주도형 경제 개발을 추진하면서 정부의 자금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은 중국에 선진 금융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데도 일조했다. 채권시장의 몸집이 커지면서 통화정책에서 위안화 가치 산정까지 금융시스템 전반에 개혁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한때 중국 정부는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마음대로 채권을 발행했지만 지금은 경매를 통해 채권 입찰자들이 매수 가격을 결정한다.

채권시장은 중국 경제를 모니터하는 감시자 역할도 한다. 국채 수익률이 거시경제 여건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국채 가격은 지난해 중반 중국 경제의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성장이 계속되는 한 채권시장의 열기도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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