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곽다리 개그우먼 조혜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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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푼~부푼 가슴을 안고 해변가로 달려가는데….』 징그럽다 싶을정도로 앙징맞은 소녀 목소리로 운을 뗀 뒤 별안간 뻔뻔스런 경상도아줌마로 돌변,마구잡이 수다를 늘어놓는가 하면 큰 눈을 부릅뜨고 입술을 실룩이는 독특한 표정연기로 안방을 웃음바다로 만드는 개그우먼이 등장,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정식개그우먼 경력이 이제 겨우 7개월밖에 안된 조혜련양(24)이 화제의 신인.매주 일요일저녁 KBS 2TV『폭소대작전』의「집중!여성채널」코너에서「눈물뿐인 인생을 살고 있는」여성출연자로,「살어리랏다」코너에서는 남편 임하룡과 하수구에 사는 억척부인으로 나와 천연수처럼 시원한 유머를 선사하고 있는 샛별이다.
그의 인기는 올2월「집중!…」에서 문제의『부푼 가슴을~』대사한마디로 터져나왔다.당초엔 첫 회만 출연하고 사라질 운명이었으나 특유의 억양과 표정연기로 출연시간 5분을 꼬박 웃음으로 메우는 활약끝에 고정출연자로 자리잡았다.
『말투와 표정등 겉모양으로만 웃기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말의내용이 상황에 맞아야 진짜 웃음이 나오지요.제 개그가 자칫 식상하기 쉬운 고전적 스타일이면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겉과속이 모두 웃기는 개그를 지향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1m60㎝를 막 넘은 키에 통통한 체구.「숏다리」「롱다리(장롱다리)」보다 더 짧은「곽다리(비누곽다리)」임을 공공연히 자랑(?)하는 이 개그우먼은 개그우먼이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평범한 회사원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89년 안양여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그는 한양大공대에 입학원서를 내러갔다가 순간적으로『너는연기인이 어울려』라는 친구의 말이 떠올라 그 자리에서 연극영화과로 지망을 바꾼 것.연영과에 합격한 그는 학비를 자급하기 위해 방학때 시장에서 채소장사를 했는가 하면 공장에 취직해 5개월간 철야근무를 하는등 여느 대학생과는 다른 생활을 했는데 이때 얻은 체험들이 개그연기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하루 12시간의 고된 작업으로 지친 근로자들이 TV개그프로를 보며 생기를 되찾는 것 을 보고 어려운 이들에게 웃음을 안겨주는 개그우먼이 되기로 결심했다』는 그는 대학4학년때인 93년초부터 KBS『청춘스케치』『폭소아카데미』등에 간간이 출연하며 재치있는연기로 두각을 나타낸 끝에 올초 특채 개그우먼으로 정식 데뷔했다. 글:姜贊昊기자 사진:張文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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