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도 국제화시대-日.호주등지 단체견학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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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재래시장 상인들이 전문 비즈니스맨들처럼 외국에서 장사의 노하우와 상품아이디어등을 얻기 위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례가 늘고있다. 이달 중순부터 본격 시작된 재래시장의 휴무기간을 이용해동대문시장.세운상가등의 일부상인들이 일본.대만으로 비즈니스여행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세일여행사의 해외담당 관계자는 『시장상인들은 작년까지만 해도단순한 관광목적으로 동남아등지의 단체여행을 많이 떠났다』며『그러나 올들어서는 선진시장인 일본.대만을 둘러보겠다고 개별적으로여권발급을 의뢰하는 상인들이 시장마다 평균 2 0~30명씩은 된다』고 말했다.이들은 일본의 전자제품상가인 아키하바라나 대만시장등을 둘러보며 주로 현지의 히트상품이나 새상품을 찾아내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들어 잔디씨를 이용한 「머리털 나는 인형」등이 일본시장에서 히트를 친후 국내시장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이같은 아이디어 상품을 구하기 위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상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는 것이다.
세운상가에서 가전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金寅宇씨(36)는 『재래시장의 불황이 장기화돼 업종전환을 생각중』이라며 『그러나 마땅히 취급할 상품의 아이디어가 없어 일본시장을 둘러보며 사업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인들은 부산에서 배편을 이용해 일본으로 건너가는가 하면 현지에서 숙박비를 줄이기 위해 노숙하는등 알뜰여행을 하고 있다. 또 이들이 귀국할때는 일부 가전제품을 들여와 국내시장에서 파는 소위 보따리장사를 겸해 비싼 여행경비를 최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金是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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