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트번스타인의 '창조적 리더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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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적으로 사고를 할 수 있는 창조적 리더만이 국가 경제는 물론 계층 갈등, 인권, 환경 등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들을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베스트셀러 '생각의 탄생'(원제 'Sparks of Genius')을 같이 쓴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셸 루트번스타인 부부(사진)는 본지와의 국내 첫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인터뷰는 e-메일로 이뤄졌다.

루트번스타인 부부는 "미래를 이끌 혁신가(Innovator)는 직관력과 통찰력을 갖춘 르네상스형 인간(만능인)"이라고 말했다. 또 "리더의 핵심 역할은 문제를 포착하고 이해하는 것"이라며 "조직의 미세한 균열을 짚어내는 관찰력, 구성원과 고객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느낄 줄 아는 휴먼아트(Human art)가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7대 대통령 선거가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이들의 '창조적 리더십론'은 바람직한 지도자상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들 부부는 또 다음 대통령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 중 하나인 공교육의 획일화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도 던졌다.

-리더는 왜 상상력과 직관력을 갖춰야 하는가.

"창조적 천재여야 크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흔히 상상력과 직관력을 모호하고 불합리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교과서적인 지식이야말로 '환상'이다. 이해보다 암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지식이 도출된 과정을 알아야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다. 창조적 천재는 풍부한 상상력과 직관으로 다양한 지식을 통합해 남들이 착안하지 못하는 해결책을 엮어낸다."

-전문가가 대접받는 사회다. 다재다능한 '르네상스형 인간'이 왜 리더가 돼야 하나.

"대기업 최고경영자에게 학교에서 배운 전문지식이 기업 경영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물어보라. 이들이 그 자리에 오른 건 소통하고 혁신하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정 분야에만 밝은 사람은 그런 능력이 없다."

-학교에서 전인적.통합적 교육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가.

"과학적 지식이 아니라 그 지식을 창안한 과학자의 삶과 사고 과정을 가르쳐야 한다. 미술은 미술대로, 음악은 음악대로 같은 방식의 교육을 하면 학생들은 어느새 창조적 발상법을 몸에 익히게 된다. 이를테면 생물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곤충학을 집대성한 파브르(1879년부터 30년간 10권의 '곤충기'를 낸 프랑스의 저명한 곤충학자)를 가르쳐야 한다는 뜻이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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