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사전에 없는 말 신조어』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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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국회스럽다’(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열하게 다투거나 날치기 등 비신사적인 행동을 일삼는 면이 있다) ‘놈현스럽다’(기대를 저버리고 실망을 주는 데가 있다)‘검사스럽다’ (행동이나 성격이 바람직하지 못하거나 논리 없이 자기 주장만 되풀이하는 데가 있다)….
신조어는 사회의 거울로 통한다. 세태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취업난을 빗댄 ‘사오정’(45세가 정년)이란 용어가 온 사회를 풍미했듯 위 예들은 실망스런 정치 상황을 풍자한다.

국립국어원(원장 이상규)이 이런 식으로 지난 5년(2002~2006년)간 만들어진 신조어 3500여개를 하나로 묶었다. 한글날을 맞아펴낸『사전에 없는 말 신조어』를 보면 우리 사회 정치·경제·사회의 흐름이 그대로 읽힌다.

책을 보면 우선 불안한 고용 상황을 빗댄 단어들이 눈에 띈다. ‘취집’(취직 대신 시집), ‘대학오학년’(일년 더 대학에 다니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 등이다. 조어를 만드는 방식도 각양각색. ‘갈비’(갈수록 비호감)‘완소남’(완전 소중한 남자) 등 말을 줄이는 건 기본이고 올드 미스에서 발전한 ‘골드 미스’(경제력을 갖춘 30대 이상의 미혼여성) 등 재치 넘치는 단어들도 많다. 모든 단어에 ‘∼족’ ‘증후군’ ‘∼남/∼녀’ ‘~파라치’ ‘이스트’ ‘깡’ 을 붙이기도 한다. ‘귀차니스트’(귀찮은 일을 몹시 싫어하고 혼자 시간을 보내는 데 익숙한 사람)같은 경우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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