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이 고향인 김 대표는 6일 폐교 1층에 문경측량박물관(60평)을 열고 무료로 공개한다. 이곳에는 일제강점기 일본이 세금을 거두기 위해 측량할 때 사용한 수동식 거리·각도·고도 측정기를 비롯한 최신 GPS(위성을 이용한 위치 추적시스템) 등 측량기 100여 점과 관련 사진 20여 점이 전시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항공기에서 촬영한 사진을 근거로 정밀지도를 만드는 도화기(圖化機). 말단 공무원의 한 달 봉급이 6990원 하던 1967년 정부가 스위스에서 3211만5000원을 주고 도입한 기기다. 당시 돈 3211만여 원은 현 시세로 50여 억원에 해당하는 거금.
그는 “전시 공간이 없었으면 고물로 버려졌을 도화기”라며 “박물관을 만든다는 소식에 국토지리정보원이 기증했다”고 말했다.
이곳엔 1900년 한국서 측량기사로 활동한 미국인 크럽이 나비 넥타이에 흰 구두를 신고 측량하던 모습을 찍은 사진이 있다. 또 관람자를 위해 GPS로 현 위치의 좌표를 알 수 있는 GPS체험존, 과거 측량기를 이용해 거리·좌표를 측정하는 측량장비 체험존이 마련된다.
김 대표는 개막일에 고산자(古山子) 김정호 선생의 흉상을 제막한다. 김 대표는 “측량기도 없이 조선시대 전국을 걸어다니며 대동여지도를 만든 고산자 선생을 존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대한측량협회 관계자와 청도 김씨인 고산자 선생의 종친회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다.
김 대표는 고교를 졸업한 74년부터 측량기사로 현장을 누비다 95년 지금의 회사를 설립했으며, 99년 고향 발전을 위해 영업소를 대구에 두고 본사를 이곳으로 옮겼다.
황선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