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335호 괭이갈매기 크게 줄어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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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천연기념물 335호인「괭이갈매기」의 숫자가 크게 줄어드는 위기를 맞고 있다.
경희대 尹茂夫.한국교원대 朴是龍교수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대의 괭이갈매기 집단번식지인 경남 鴻島(통영군)에서괭이갈매기의 부화율이 최근 2년새 절반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지고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이는 홍도를 찾는 사람들 이 크게 늘면서괭이갈매기의 胞卵을 방해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尹교수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92년 4월28일~6월3일 이섬의 괭이갈매기 부화율은 58.7%였다.1천1백91개의 알(5백67둥지)중에서 6백99개가 부화된 것이다.그러던 것이 올 4월21~26일,5월 27일~6월7일 두차례의 조사에서는 9백28개중 부화된 알이 2백97개에 불과,부화율이 32%로 크게떨어졌다.조사기간중 괭이갈매기 한마리가 낳은 알수는 92년이 평균 2.1개,올해가 1.9개로 큰 차이는 없었다.
포란시간 역시 훨씬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조사팀의 현장관찰결과 92년 둥지당 평균 1시간 36분이었던 포란시간이 올해는54분을 채 넘지 못했다.
괭이갈매기의 포란에 가장 큰 지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진촬영이다.홍도에는 한꺼번에 많게는 1백50여명이 갈매기 사진을 찍으러 몰려드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갈매기가 飛上하는 장면을촬영하기 위해 가만히 앉아있는 갈매기에 스포츠용 딱총을 쏘아대거나 돌팔매질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조사팀은 말했다.
이들 외에도 낚시나 관광차 이 섬을 찾는 사람들 역시 재미삼아 갈매기를 날리거나 갈매기알을 갖고 돌아가는 바람에 괭이갈매기의 번식을 막고 있다.
홍도를 방문하는 사람의 수는 92년이 하루 평균 11명,올해가 21명으로 두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내방객이 늘수록부화율은 그만큼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행동생물학회(회장 張楠基서울대교수)는 최근 이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체육부에 홍도의 괭이갈매기 집단서식지 보호대책을 건의했다.학회는 이 건의에서 매년 3~7월의 번식기간중 홍도에 감시직원을 고정 배치해 번식지에 함부로 출 입하는 사람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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