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만남 '2000년 드라마' 와 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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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61)과 김정일 국방위원장(65)이 2일 낮 평양 4.25 문화회관 광장에 마련된 환영식장에서 북한군 의장대 사열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한 최고 지도자의 군대로부터 인사를 받는 행사였다. 의장대는 북한에서 ‘명예 위병대’로 불리는데 사열식에 나온 의장대원은 60여 명이었다. 오른쪽 청색 모자 띠가 공군이고 가운데 흰색이 해군이며 왼쪽 끝 붉은 모자 띠가 육군이다. [평양=연합뉴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일 낮 12시 평양 모란봉구역의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만났다. 남북 정상이 만난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월 평양을 방문한 이후 7년 만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평양 도착 직후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김 위원장의 영접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7년 전에도 평양 순안공항에 예고 없이 나타나 김 전 대통령을 영접했다. 김 위원장은 행사장에 노 대통령보다 7분 먼저 도착해 전용차에서 내린 노 대통령을 맞았다. 김 위원장이 먼저 "반갑습니다"라고 악수하며 인사를 건넸고 노 대통령도 "반갑습니다"라며 화답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오전 9시5분쯤 대한민국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넘어갔다.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발표한 대국민 인사에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좀 더 차분하고 실용적인 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 공동취재단

◆4.25 문화회관=북한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공연장이다. 연건평 8만170㎡에 6000석 대극장과 1100석 소극장이 있다. 조선인민군 창건일(1948년 4월 25일)을 기념해 75년 10월 준공됐다. 주로 예술 공연과 군중행사장으로 사용된다. 노동당 6차 대회(80년 10월)도 여기서 열렸다. 광장이 넓지만 외빈 접대용으로 사용된 적은 거의 없다. 북측이 선군(先軍)정치 노선을 강조하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 환영 행사를 이곳에서 치렀다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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