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단·조총련 화해 움직임/남북한 관계나쁘다고 교류 멈출수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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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사카·가와사키서 바둑·골프대회 가져
일본내의 또다른「남과 북」인 민단과 조총련의 해빙움직임이 활발하다.
두 단체는 비록 작은 행사지만 내달 오사카(대판)시와가와사키(천기)시에서 각각 바둑및 골프대회를 갖고 화해의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특히 일본에서 남북단체가 공동으로 바둑및 골프대회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최근 남북정상회담 실무접촉 제의등과 관련,흥미를 끈다.
민단계의 코리아 오사카바둑협회(회장 김한익)와 조총련계 오사카조선바둑협회(회장 윤군상)는 내달 17일 오사카에서 아마바둑대회인「원코리아 바둑대회」를 열기로 최근 결정했다.
바둑대회 개최는 김회장과 윤회장이 대학 다닐 때부터 친분을 맺은뒤 이념문제를 떠나 계속 교류를 해온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이를위해 지난해 12월 양협회측 관계자로 구성되는 바둑대회 준비위원회를 결성했었다.
그러나 올들어 북한 핵문제가 크게 불거지면서 한때 대회를 중지하자는 의견도 나왔으나 결국『본국의 관계가 나쁘더라도 화해를 위한 교류는 멈출수 없다』는 결단을 내렸다.
바둑대회외에 가와사키시의 민단계 한국상공회의소(박유돌)와 조총련계 조선인상공회(회장 거영호)회원들도 내달 21일 골프대회를 갖는다.
특히 가와사키시측은 두 단체가 공동 골프대회를 갖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시장배·시의회회장배등 우승패를 기증하기로 했다.
민단및 조총련관계자들은 일본내의 남북교류와 관련,『정치와 민간교류는 별개의 문제』라면서『정치적 문제가 민감해진 지금이야말로 민간차원의 교류를 한층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동경=오영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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