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천억돌파 도림信協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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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은행이 백화점이라면 신용협동조합은 보통 구멍가게로 비교된다.
마치 契처럼 조합원들의 주머니 돈으로 운영되는 이 구멍가게들중 자산 1천억원을 돌파한 신용협동조합이 처음으로 탄생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도림信協」(이사장 尹鍾億)은 지난 13일 전국 1천5백80개 조합중 최초로 자산규모 1천억1천6백만원을 기록했다.
71년 도림천주교회 신자 52명이 1만4천원의 출자금으로 출발한지 23년만의 일이다.
자산 1천억원은 웬만한 은행의 지점보다 많은 금액이며 현재 전국 신용협동조합 평균인 57억원의 20배에 가까운 수치다.
자산규모가 큰 만큼 조합원 수도 3만2백32명에 이르고 있다. 도림신협이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서민금융의 특징을 살린 순발력과「친근한 이웃」이 된데 있다.
직원 12명이 매일 조합원들의 집을 방문해 저축을 끌어 들이고 있으며 이렇게 조성된 자금은 전세자금.학자금등 돈이 아쉬운조합원들에게 간편한 절차로 대출해 준다.
3명으로 구성된 與信위원회를 매일 열기 때문에 신용대출 1천5백만원을 해주는데 2~3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게다가 도림신협은 도서관,교양교실등을 무료로 열고 45인승 버스를 구입,신도림역에서부터 신길동「산동네」까지 무료로 운행하는 등 철저한 고객 밀착경영을 펴고 있다.
금리 자유화,개방경제시대에 구멍가게 경영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가를 도림신협이 보여준 셈이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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