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졸 공채 작년보다 줄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대기업들의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가 대폭 줄어든다. 취업.인사 포털 인크루트는 삼성그룹을 비롯한 주요 10개 그룹의 올 하반기 채용 계획을 분석한 결과 모두 9460명을 뽑을 것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들 그룹이 지난해 하반기에 채용한 1만100명에 비해 6.3% 줄어든 수치다.

이는 삼성그룹이 올 하반기 채용 인원을 대폭 줄인 영향이 크다. 삼성그룹은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규모를 지난해(4500명)보다 1300명 줄어든 3200명으로 확정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상반기(3550명) 채용 인원까지 합쳐 6750명이다. 지난해(8500명)보다 줄었을 뿐 아니라 올해 채용계획이었던 8000명에 크게 못 미친다.

계열사별 채용인원은 ▶삼성전자 1000명 ▶삼성SDI 50명 ▶삼성전기 100명 ▶삼성증권 230명 ▶삼성중공업 350명 ▶삼성엔지니어링 280명 ▶삼성물산 250명 등이다. 삼성전자의 채용 규모가 지난해 하반기(2220명)보다 절반 이하로 주는 등 전자계열사가 채용 인원을 대폭 줄였다.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증권은 90~130명 늘렸다. 삼성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8000명 이상을 채용해 왔다. 그러나 올 들어 전자계열사들의 경영실적이 나빠지면서 채용 규모의 축소는 일찌감치 예견돼 왔다.<본지 7월 21일자 1면>

삼성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필요 인력만으로 운영하기로 했다"며 "그동안 청년실업 구제 차원에서 다소 여유있게 신입사원을 채용한 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사업 부진에 따른 채용 감소가 아니라 미래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체질 다지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은 다음달 1일부터 입사지원서를 접수한다.

삼성의 대졸 공채 규모 축소는 하반기 고용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LG전자와 화학의 채용 규모를 확정하지 않은 LG그룹도 하반기 채용 규모를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 10개 그룹 채용 규모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44.6%였으나 올해 33.8%로 떨어졌다"며 "삼성의 여파는 동종 업계와 협력 업체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편 현대.기아자동차(700명), SK(800명), 한화(600명) 등은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롯데(700~1000명), 금호아시아나(500명), 한진(600명) 등은 다음달부터 채용 작업에 들어간다.

심재우.한애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