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기후 변화와 국제사회의 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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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미국이 주최하는 ‘에너지 안보와 기후 변화에 관한 주요국 회의’가 27~28일 워싱턴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는 기후 변화가 전 세계적 대응을 요하는 우리 세대의 도전이라는 기본 전제에 기초한 이니셔티브다. 한국이 이 회의에 참석해 이러한 도전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우리와 의견을 나눌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이번 회의는 유엔 및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포함해 세계 17대 주요 경제국가들이 참석하는 일련의 회의 중 첫 번째다. 참가국들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합하면 세계 경제의 약 85%를 차지하며, 전 세계 이산화탄소의 80%가 이들 국가에서 배출되고 있다.

이 새로운 국제적 이니셔티브는 올 6월 G8(주요 7개국<2009>+<2009>러시아) 정상회담과 이달 초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승인된 것이다. 17개 주요 경제국들은 이번 워싱턴 회의를 통해 이 이니셔티브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이번 회의에서 참가국들은 유엔의 기후변화회의 지원 방안을 중점 논의하게 된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유엔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새로운 틀 안에 어떤 핵심 요소들이 포함돼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 도출이 이번 회의의 목표다. 이 합의는 참가국 모두에 이익이 되면서 2009년까지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 협약’에 의거한 새로운 국제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기후 변화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환경 보호, 경제 성장 촉진, 에너지 안보 확보 등 여러 조치가 조화롭게 추진돼야 한다는 것은 이미 국제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진 사항이다. 기후변화가 복잡하고 장기적인 도전 과제라는 데 대해서도 많은 나라가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이미 대기권의 온실가스 감축의 열쇠가 되는 기술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우리의 목표는 내년 말까지 2012년 이후의 기후변화 대응 체제의 핵심이 될 요소들에 관해 합의된 이행과정을 출범시키는 것이다. 여기에는 장기적이며 세계적인 목표와 개별 국가 차원에서 결정할 중기적 목표들이 포함된다.

우리는 주요 경제국들이 민간 부문과 긴밀히 협조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효과적인 청정 기술의 개발과 도입을 어떻게 가속화할 수 있을지를 특히 강조하고자 한다.

우리는 석탄산업이나 수송산업 같은 주요 산업분야에서 선진화된 작업 프로그램들을 개발할 것이며, 배출량 신고를 강화하고 기업 차원에서 배출량 감축 측정 방안을 마련하는 데 합의할 것이다.

아울러 이 회의에서 우리는 각국의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에 관한 활동에 대해 논의하고, 2012년 이후의 대응체제 진전을 위한 기회와 우선순위들을 검토하게 될 것이다. 또 시급한 청정에너지 기술 연구개발의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협력 분야를 모색하게 될 것이다.

민간 부문과 비정부기구(NGO)들도 이 회의에 참여한다. 우리는 이들로부터 현재 직면하고 있는 도전과, 이들이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기술, 그리고 자금 조달이라는 도전 과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 듣게 될 것이다.

2012년 이후 체제는 모든 국가를 의미 있는 방식으로 참여시키고, 각국이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각자의 필요와 재원에 입각해 택할 수 있는 다양한 해결책과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바탕을 둬야 한다. 우리는 획일적인 접근법보다는 전 지구적 차원의 유연성·혁신, 그리고 팀워크를 추구한다.

세계 주요 경제국들이 앞으로의 방향에 합의할 수 있다면 유엔을 통한 보다 광범위한 합의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한다. 이는 선진국과 개도국들이 지금 세대와 다음 세대를 위해 지구의 아슬아슬한 균형을 지키고 관리하고자 하는 지속적 의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윌리엄 스탠튼 주한 미국 대사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