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상황 5분체험 “눈길”/오늘 문여는 용산 「전쟁기념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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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2만5천평… 군사유물등 만3천여점/남북한 무기 비교전시도
건립문제로 논란을 빚었던 전쟁기념관이 10일 개관되었다.
서울 용산구 용산동1가 8,옛 육군본부터에 자리잡은 전쟁기념관은 3만5천평 대지위에 지하 2층,지상 4층(연건평 2만5천평)의 대형 석조건물로 6개의 주전시장(실내 7·옥외 1)과 전우회관·간이식당·지하주차장 등 부대시설로 구성돼 있다.
6천1백59평 넓이의 주전시장은 주제별로·호국추모실·전쟁역사실·한국전쟁실·해외파병실·국군발전실·대형장비실·방산장비실 등으로 분류,고대에서 현대까지의 군사유물과 세계 각국의 무기·장비·복식·기치·문서 등 1만3천6백70여점이 전시돼 있다.
「전쟁경험을 역사의 교훈으로 삼자」는 취지로 지난 88년 특별입법된 전쟁기념사업회법에 따라 90년 9월 첫 삽을 뜬지 3년7개월여 공사끝에 이날 모습을 드러낸 기념관에는 총 1천10억여원의 정부예산이 투입됐다.
정문에 들어서면 광장 왼쪽에서 기념관의 상징조형물인 「형제의 상」을 만날 수 있다.
6·25 당시 형은 국군으로,동생은 북한군으로 참전했다가 전쟁터에서 극적으로 만나 서로 껴안은 모습이다.
기념관 중앙입구의 호국 추모실에 들어서면 민족의 시련·번영 등을 주제로 한 천장화(서울대 한진성교수)와 조각가 윤동구씨의 조형물이 압도한다.
이어 전쟁역사실에는 살수·한산·행주대첩 등을 「디오라마 기법」으로 현장감있게 당시 전투상황을 재현해주고 있고 거북선·성곽·봉수대 등 각종 병기들이 철저한 고증과 함께 소개되어 있다.
가장 넓게 자리한 한국 전쟁실은 6·25 당시 남북한 무기가 실물크기로 비교·전시돼 있고 전선의 아들이 부모에게 보낸 편지,아내가 전장으로 떠나는 남편에게 줬던 부적,피난시절 사용했던 각종 생활용품 등이 처참했던 당시를 실감나게 해준다.
한국전쟁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6·25 남침때 앞세웠던 T­34전차와 당시 국군이 보유했던 T­6연습기,한국형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미군 B­52전략폭격기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야포 등 1백10여점의 대형무기가 옥외에 전시되어 있다.
옥외엔 실물크기의 고구려 광개토대왕릉비도 눈길을 끈다.
이와함께 전장체험실은 총소리·폭음·고함소리·화약냄새 등 전투현장 상황을 있는 그대로 약 5분동안 재연하고 있어 전쟁이 일어날 경우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를 간접체험케 해준다.
이곳에선 또 삼국시대부터의 우리나라 전쟁영웅 1백32명을 흉상이나 초상화·사진 등으로 만날 수 있다.
옥외광장에는 인공호수·녹지 등이 마련돼 전쟁과는 다른 분위기속에서 시민들이 쉴 수 있도록 했다.
기념관은 초기 건립추진과정에서 ▲왜 하필이면 도심지에 건립하느냐 ▲「전쟁기념관」이란 이름에 문제가 있다 ▲굳이 기념관을 세울 필요가 있느냐는 점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야기되기도 했었다. 특히 명칭문제와 관련,사업회측은 지난 4월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청회를 갖고 최종 「전쟁기념관」으로 결정했다.<김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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