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장애인 승강기계 체어메이트 무용지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지하철역에 설치된 장애인용 승강기계를 이용하는 것보다 장애인을 업고 내려오는 게 차라리 더 빠르고 편리합니다.』『일본의경우 모든 지하철역에 자동으로 오르내릴 수 있는「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되어 있습니다.』서울시내 지하철역에 설치된 장애 인용승강시설의 불편함에 대한 한국지체장애인협회 曺享鉉기획부장(30)의 지적은 계속 이어졌다.
서울시가 지난 2월 지하철 1호선 서울역등 17개 지하철역에설치한 장애인용 승강기계인「체어메이트」가 장애인과 역무원 모두에게 불편해 이용자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그런데도 시는 이용자가 거의 없고 한대에 8백만원에 달하는 체어메이 트를 올 8월중 20대,내년에 40대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래서 이용 당사자인 장애인과 역무원의 입장을 감안하지 않은 행정을 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휠체어 리프트는 에스컬레이터와 비슷한 시설이고 체어메이트는 역무원이 장애인을 궤도용 바퀴가 달린 의자에 앉혀 계단을 내려오는 기계다.
체어메이트에 지체장애인을 태워본 역무원들은『무게가 1백20㎏으로 너무 무거워 호출벨 소리를 듣고 장애인을 전동차입구까지 데리고 가는데 무려 30분이 걸린다』고 말했다.역무원들은 또『무거운 중량때문에 역무원 한사람으로는 기계를 조작 할 수 없을뿐만 아니라 계단밑으로 내려올때 하중이 밑으로 쏠려 넘어질 우려가 있는등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한번 이용해본 장애인들은 다시 이용하기를 꺼리는등 역마다 이용실적이 한달 평균 1건도 되지 않는 실정이다.
지하철4호선 동대문운동장역의 경우 설치 4개월이 지나도록 이용자는 한명도 없고 장난으로 벨을 누르는 것만 하루에 30~40건에 이르고 있다.
〈李啓榮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