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화제>성균관 가정가꾸기운동 전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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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최근 비윤리적 사건이 만연하고 있음에도 정부당국자가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신임 崔根德성균관장은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패륜적인 사건은 단순한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 국가차원의 윤리적 위기상황을 드러내는 것이었다고 규정했다.따라서 국정 최고책임자가 이에 대한 구체적 대응방안을 제시해야 함에도 전혀 언급이 없 었다고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과거 성균관이나 한국유림에서는 좀처럼 듣기 어렵던 말이다.한마디로 성균관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3일 취임 1개월을 보낸 崔관장은 기자들에게 선거당시 공약한「유교제도개혁 특별위원회」를 가동시키고 사회운동으로「가정가꾸기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해 성균관의 이미지를 바꿔놓겠다고 밝혔다. 성균관의 현대화를 모색하는 제도개혁은 지난 5월 간사단을구성해 구체적인 개선방안 조사에 들어갔고,이를 토대로 지역별 순회총회를 통해 개혁내용을 추인받아 늦어도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제도개혁안에는 최고의결기관인 총회에 상.하양원제를 도입하고 관장의 명칭변경을 비롯해 현재 3단계인 품계를 5단계로 확대하는 것등이 포함돼 있다.
「가정가꾸기운동」으로 명명된 우리 사회의 윤리재건운동은 7일전국 道단위 임원을 소집해 對사회성명을 발표하고 9일 성균관에서 윤리선언대회를 갖는다.이어 15일 경남 창원鄕校를 시작으로전국 각 향교에서 선언대회를 전개한다.이와 함 께 성균관은 모범가정상.모범부부상.모범효도상.오늘의 스승상.오늘의 정론기자상등 5개 분야로 나눈「오늘의 齊家賞」을 설립,금년부터 운영하기로 했다.또 현재 민법등에 포함돼 있는 가족관련 법을 개폐해 시대에 맞는 새「가족법」제정을 촉구 하겠다고 밝혔다.
崔관장은『유교는 결코 보수적이거나 시대에 뛰떨어지는 종교가 아니다.유학의 가르침이 時王(동시대 국가의 법을 따른다는 뜻)을 강조하듯 시대변화를 수용하고 따르는 것이 원칙이다.그런 점에서 앞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 하고 방향을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崔濚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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