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여성문학인會 주부백일장 장원 차인숙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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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장원을 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는데….누구보다 남편과 시누이께 감사드립니다.』 초여름의 싱그러움이 더해가는 2일.한국여성문학인회(회장 朴賢淑)가 동숭동 문예진흥원 뜰에서「숲」「자화상」「서울 6백년」등 3개의 주제를 주고 주최한 제28회 전국주부백일장에서 장원으로 뽑힌 車仁淑씨(41.서울둔촌동 주공아파트)는 한동안 기쁨과 감사의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당선작「숲」은 4년전 車씨의 실수로 집한채를 날렸던 가정의 대재난과 이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오히려 격려해줬던 남편의 얘기를 애절하게 그린 수필.
글속에서 車씨는 언제나 자신을 있는대로 받아주는 든든한 남편을 그냥 드러누워도 푸근한 자연의 숲에 비유하고 가정의 숲에서마음껏 숨쉬며 소박하게 살고자하는 삶의 태도를 잔잔하게 그려 읽는 이로 하여금 참된 가정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사건이 터진뒤 경제적으론 힘들었지만 남편의 인간적인 진면목을 알게돼 요즘은 정신적인 행복을 더 느낍니다.』 인터뷰 내내남편 鄭 烈씨(43.건설부공무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던 車씨는 이번 당선으로 조금이나마 빚을 갚은 느낌이라고.
2년전 강동구청 주최 주부백일장에서 입선된 뒤부터 글쓰기를 해온 車씨는 국립중앙도서관 역삼분관의 주부독서클럽인「반디클럽」에서 매주 1회 책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을 통해 자신의 정신세계를 닦아왔다.
8년뒤에는 자신이 쓴 소설을 책으로 출간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車씨는 남편이 글을 읽고 비평도 해주고 있다며 또다시 남편 자랑을 빠뜨리지 않는다.지난 79년 결혼한 車씨는 1남2녀가 있다.
한편 이날 백일장에서는 車씨외에 2백여명의 참가자중 26명의주부가 시.수필부문에서 우수상.장려상을 각각 수상했다.
〈文敬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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