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정상 공동기자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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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차관상환 실무협의 필요”/김 대통령/“KAL기 피격 항공회사서 책임져야”/옐친
김영삼대통령과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2일 오전(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북한 핵문제와 관련,유엔 안보리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입장은.
▲옐친 대통령=북한 핵문제에 대한 국제회의의 결론이 나오지 않은 단계에서 이 문제에 대해 말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북한이 현재의 입장을 계속 고집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할 경우 우리와 국경이 너무 가깝다는 점에서 위협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먼저 북한에 대해 경고하고 이후 제재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조­러조약에 대해서는 최근에 해석을 새롭게 했고 그전에 있었던 견고한 조항을 완화시켰다.
­러시아는 구 소련의 계승국으로 차관상환 문제를 이어받았는데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가.
▲옐친 대통령=토론했다. 물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야쿠트 가스전개발·나홋카 항구개발·모스크바무역센터 건설 등 커다란 프로젝트를 집행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
특히 김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이해감을 가지고 받아들이려 했고 상환을 연기하는데 대해 이해할 것으로 느꼈다.
▲김 대통령=확대정상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상당히 중요하고 양국간 우호에도 관계가 있는 문제인 만큼 관련부처에서 실무적으로 협의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가스전개발은 러시아의 장래에 큰 영향을 주는 문제이며 우리에게도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KAL기 피격사건과 관련한 보상문제에 책임질용의는 없는가.
▲옐친 대통령=이 사건은 냉전시대의 비극적 사건으로 많은 사정이 합쳐져 일어났다. 국제조사위의 결론에 따르면 승무원의 실수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비행기회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본다.
­북한 벌목공 문제도 논의됐다.
▲김 대통령=이 문제는 내가 제의했으며 옐친 대통령도 이들이 비록 러시아에 있지만 본인이 원한다면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자유스럽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군수분야의 정보전달이나 무기구입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는가.
▲김 대통령=여러가지 얘기가 있었으나 양국군의 수뇌와 국방장관 실무자간에 협의하기로 했다. 다만 북한에 대해 무기부품을 계속 지원판매하는 것은 절대로 안된다는 것을 어젯밤부터 강력하게 얘기했다. 옐친 대통령도 김 대통령이 그렇게 강력하게 얘기하는데 이를 지켜주겠다고 했고 그 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모스크바=김현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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