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민·샌포드 '국민銀 지킴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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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국민은행의 간판 정선민(30)과 금호생명의 보배 김지윤(28).

마산여고 선후배로서 실업농구 시절 지금은 사라져버린 SK에서 한솥밥을 먹다가 1997년 팀이 해체되면서 정선민은 신세계로, 김지윤은 국민은행으로 적을 옮긴 지 어언 7년이 지났다. 인연만 닿았다면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두 선수가 다시 만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선민이 국민은행으로 자리를 옮기는 사이 김지윤은 금호생명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둘은 새로운 팀의 유니폼을 입고 29일 첫 경기에서 만났다.

천안에서 벌어진 국민은행과 금호생명의 겨울리그 첫 경기. 결과는 지난해 여름리그 5위 국민은행이 6위 금호생명을 69-68로 겨우 이겼다.

정선민은 변함없는 공격력으로 주포를 원했던 국민은행의 갈증을 풀어주었다. 김지윤은 멋진 경기운영 능력으로 리더 부재에 시달려온 금호생명에 희망의 불씨를 던졌다. 정선민은 22득점.12리바운드, 김지윤은 21득점.6어시스트를 올렸다. 2000년 창단 이후 꼴찌를 도맡아 하던 금호생명과 지난해 한번도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국민은행은 두 스타의 영입으로 무척 강해져 있었다.

승패는 경기 종료 직전에야 갈렸다. 국민은행의 나키아 샌포드(25득점)가 종료 19초 전 69점째를 터뜨리자 금호생명은 작전타임을 걸어 디앤 잭슨(14득점)에게 골밑 공격을 지시했다. 정선민의 수비를 받으며 던진 잭슨의 레이업슛은 림 위를 맴돌다 튀어나갔다. 동시에 종료 버저가 울렸고 국민은행 응원석에서 함성이, 금호생명 벤치에서 탄식이 터져나왔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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