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개洞 주민이 66,000명 등본 떼는데 4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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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동 주민이 6만6천명을 넘어 불편한게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국가 경쟁력 운운하면서 부르짖는 행정서비스가 고작 주민등록등본한장 발급받는 데 서너시간 걸리는 현실을 말하는 것입니까.』 인천시남구연수동 주민들은 주민등록등.초본등 민원서류 한장 떼는데 3~4시간이 걸리고 동사무소 직원들은 거의 매일 오후10시까지 산적한 업무를 처리하느라 혼쭐이 나고 있다.
연수동은 지난해 5월만해도 주민수가 2만6천명에 불과했으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인구가 급증,이제는 무려 6만6천여명을 웃도는 우리나라「최대의 동」으로 변했다.초미니 市인삼척시의 4만1천여명보다 2만5천여명이나 많다.
동직원 32명의 1인당 주민수는 1천9백73명으로 인천시 평균 9백90명보다 2배가 넘으며 하루에 처리하는 민원량은 1천15건으로 다른 동의 10~20배나 된다.인천시 6개구중 중구는 구전체 인구가 7만5천여명이고 서구원창동은 동 인구가 8백61명에 머물러 연수동이 중구인구에 육박하고 원창동의 80여배나 되는 셈이다.
게다가 올해안에 우성1차 1천80가구를 비롯,시영 3.4차와시대건설 아파트등 3천3백여가구의 입주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이같은 추세라면 연내에 인구가 8만명이나 될 전망이다.
민원서류를 발급받으려는 주민들은 기다리다 지쳐 동직원들과 잦은 시비를 벌이고 주민들끼리도 서로 먼저 발급받기 위해 자리다툼을 하기도 한다.지난 28일 동사무소를 찾은 주민 魚秀福씨(41)는 『민원서류 한통 떼는 데 반나절이나 걸려 다른 일까지망쳐버렸다』며『빨리 분동이 되어한다』고 말했다.
민원담당 여직원은『직원 30여명이 민원처리에 눈 코뜰 새가 없어 주민들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기 어려울 지경』이라며『민원이 많을 때는 밤 12시까지 일을 해야한다』고 말했다.또 다른 직원은『민원업무 담당자들 가운데 신체 적으로 질환이 없는 직원이 없을 정도』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인천시에는 연수동외에도 남구동춘동.북구갈산동.서구가정2동등도인구가 3만~4만명을 넘어 분동이 시급한 곳으로 지적되고있다.
동춘동의 경우 지난해 1월 4천6백명이 던 주민수가 현재 3만3천명에 이르렀고 입주가 시작되고 있는 대우.삼환등의 5천가구와 9월께부터 한양.한보등의 아파트 2천5백가구 주민이 입주하게 되면 연내로 18명의 동사무소 직원이 5만6 천명 주민의민원을 처리해야 할 지경이다.
이에 대해 시관계자는『인구과밀동들의 분동에 대해서는 필요성을절감하고 있다』며『연수동의 경우 4개 동으로 나눌 계획이나 동장등 공무원 증원문제가 정부의 시.군통합개편작업과 맞물려 있어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申容 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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