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한마디] "프로젝트 파이낸싱 투자 시공사를 꼭 챙겨보세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4면

 국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금융상품에 투자한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연일 금융회사들의 PF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거꾸로 PF 관련 ABS 상품을 몰랐던 투자자들도 새삼 이에 대한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PF ABS란 금융회사들이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는 개발업체에 공사에 필요한 사업비를 빌려준 후 이를 담보로 발행한 증권을 말한다. 투자자들이 만기에 원금과 함께 확정이자를 받는 구조다.

 국민은행 골드 & 와이즈 청담 PB센터 김형철(사진) 팀장은 “PF ABS는 프로젝트 규모의 30~40%만 발행하기 때문에 시공사(건설사)가 부도만 나지 않으면 분양이 절반만 되도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회수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다만 한번 가입하면 중간에 무슨 일이 있어도 만기(통상 1~2년)까지 돈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새로 투자하는 경우 여유자금으로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3월 발행된 서울 청계천의 한 오피스텔 PF ABS가 연 7.5%의 확정금리로 발행되는 등 최근 PF ABS 수익률은 6.9~7.5%에 달한다. 최근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높아졌다고 해도 은행예금보다 1~2%포인트나 높아 매력적이다.

 김 팀장은 “PF ABS가 비교적 안정적인 고수익 상품이지만 위험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며 “대체로 금리가 높을수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시공사가 확실하고 공사 지역의 사업성이 뛰어난 데다 은행이 지급보증까지 섰다면 사실상 위험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므로 금리는 상대적으로 낮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공사도 덜 알려지고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양이 잘 안 되는 오피스텔이라면 금리가 높아진다.

 김 팀장은 PF ABS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시공사를 꼽았다. 시공사가 대부분 개발을 주도하는 시행사에 지급보증을 서기 때문에 사업에 차질이 생겨도 큰 시공사가 끼여 있으면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기 때문이다. 또 아무리 미분양에도 원리금을 찾을 수 있다 해도 기왕이면 분양에 차질이 없을 법한 지역을 고르는 것도 필요하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 상품을 판매하는 금융회사의 신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가 있을 법한 사업은 금융기관에서 미리 거르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을 거쳐 1998년 국민은행으로 옮긴 김 팀장은 줄곧 기업 분석과 리스크(위험) 관리 업무를 해오다 2004년 청담PB센터가 문을 열면서 이쪽으로 옮겼다.

안혜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