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건강>17.불임(上)-잦은 유산.피임약 남용금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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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여성불임이 늘고 있다.부모의 정자와 난자를 시험관에서 수정시켜 모체의 자궁에 잉태시키는 시험관아기,정자를 직접 난자속에 주입해 인위적으로 수정을 시키는 정자직접주입법등 다양한 불임해결법이 국내개발되고 불임전문 병원과 클리닉이 속속 들어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高麗大의대 丘秉參교수(안암병원 산부인과)는『불임은 남녀 모두에게서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최근 들어 정확한 통계는 없어도환자를 대하면서 느끼는 바로는 여성에게 문제가 있는 불임이 느는 추세』라고 밝혔다.
丘교수는 그 이유로『잦은 유산후 오는 부작용과 피임약 남용에따라 정상난자를 배출하는 난소기능이 저하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가톨릭大의대 林龍澤교수(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는『최근 불임이 늘고 있는 것과 별도로 자연적 으로 전체 부부의 10~15%는 불임』이라고 밝혔다.
◇불임의 정의=林교수는『불임증이 아닌 정상적인 부부의 절반은결혼후 3개월안에 임신에 이르게 되며 6개월안에 임신하는 비율은 4명에 3명꼴이며 85~90%는 1년안에 임신하게 된다』고밝혔다.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는데도 결혼후 1년이 지나도록 피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를 산부인과에서는 통상 불임증으로 진단한다.하지만 전체 부부의 3~5%는결혼한지 만 1년이 넘은 2년째에 자연적으로 임신하기도 한다.
◇원인=불임부부 열쌍에 하나 정도는 현대의학으로도 그 원인을알수 없는 원인불명의 불임증을 겪고 있다.또 불임부부 전체의 3분의2는 한가지가 아닌 여러가지 복합적인 원인으로 불임에 이르고 있어 해결법 또한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된다 .
林교수는『불임의 30~40%는 남성의 결함에 의해 나타나고 여성의 난관이나 자궁내막증 같은 생식기 쪽의 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불임이 전체의 30~40%정도며 15~20%는 여성의 배란이상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그외 5~10%는 난관이 막혀정자와 난자가 결합한 수정란이 자궁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검사와 해결법=불임시 병원에 와서 다짜고짜 시험관 아기를 요구하는 부부들이 적지 않은데 불임은 다양한 원인이 있고 그 원인에 따라 해결법도 다르다.
林교수는『따라서 우선 불임원인에 대한 정밀검사를 부부가 함께받고 대책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험관아기 시술=丘교수는『시험관아기 시술이 일반에 지나치게많이 알려져 무조건 맹신하는 불임부부와 반대로 필요 이상으로 비관적인 태도를 갖고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도 많은데 지나친 낙관도 비관도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시험관 아기 시술을 고려하고 있는 부부가 알아야할 사항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시술이 만능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흔히 이 방법을 지나치게 믿어 다른 해결법을 제대로 시도해 보지도 않고 바로 매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경제적으로도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자와 난자를 결합시킨 수정란을 태아가 자랄 자궁속의 내막에붙이는 착상술은 상당히 어려운 시술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다.우리나라의 이 분야 수술기법은 세계적 수준인데도 이 시술의 성공률은 15%정도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번 시술로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지나치게 비관적인 생각을 하는 불임부부도 많은데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이 분야 大家로 통하는 丘교수는『본인도 최고 8번까지 시도해 가까스로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소개하고 한두 번 시도해서잘 안된다고 해서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시술에 임하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남성불임=남성불임인 사람들은 흔히 비뇨기과에 가야할지 부인과 함께 산부인과에 가야할지 고민하게 된다.
丘교수는『정자가 나오는 통로가 막혔다든지 하는 남성생식기 구조의 이상은 비뇨기과에서 치료할 수 있지만 비뇨기과적으로 치료가 되지 않는 경우 남자불임증 환자는 산부인과에서 다룰 수밖에없다』고 지적했다.
즉 정자를 채취하고 난자와 결합시키며 여성성기내에 주입 하는등의 불임해결 시술은 산부인과에서 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아울러 부인과 함께 산부인과에 들러 기본적인 진찰을 받은 다음 비뇨기과에서 해결할 일과 산부인과에서 다룰 일을 구 분해서 불임해결에 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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