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여성의 스트레스 "그래,수다로 풀자" 이색해소법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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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여성들이여 수다를 떱시다」.흔히 할일없는 여성들의 쓸데없는시간때우기 쯤으로 폄해온「수다」를 공개의 場으로 들고 나와 그사회심리학적 기능을 다각도로 다룬 책이 출간돼 화제다.
전국 여러대학의 소문난 여성학 강사이자 前 KBS-TV「생방송 여성」의 사회자 吳淑姬씨(35)가 최근『그래,수다로 풀자』(석필출판사.2백99쪽)란 책을 펴냈다.
『정신과 의사들 말에 의하면 수다를 못떠는 여성들이 정신과를찾는다고 해요.수다가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해준다는 거지요.』 여성들이 수다를 떨다보면 자신이 처해있는 객관적 현실을 인식하고 구조를 파악하며 또한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실마리를 찾게된다는게 그가 제시하는 「수다」의 긍정적 기능.
그의 책은 주변에서 보고들은 갖가지 사례와 자신의 방송현장에서의 경험,그리고 이혼이라는「미처 풀어보지 않은 예상문제」를 실제로 풀어가면서 얻은 아픈 체험들을 절절히 펼쳐보이며「자가치유책」으로서의 수다의 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들이 수다의 대명사가 되는 것은 우리사회에서 그 만큼 여성들이 남자보다 더 큰 억압을 경험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여학교의 가장 많은 교훈이「정숙」이란 것에서 알수 있듯 여성들은 어릴때부터 다소곳하고 얌전하게 자라도록 교육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말할 기회를 갖지 못했고 따라서 수다를 통해「자기표현」과「자기표출」을 하게된다고 그는 설명.
吳씨는 수다가 반드시 여성만의 전유물은 아니며 남자들도 술자리에서 직장상사 등을「씹으며」수다를 떤다며 여성이 하는 말은 수다며 남성들이 하는 말은 토론이나 대화로 간주되는 현실을 꼬집는다. 다만 흉보기 위주의 수다는 건설적이지 못하고 비생산적인 단점도 있다고 지적하는 그는 이 책을 통해 여성들이 수다쟁이임을 부끄러워 하지말고「이젠 말하자」는 점을 얘기하고 싶었다고.올가을 출간 예정인 제2권에서는 보다 생산적인 수다를 위해「무엇을 어떻게」말할것인지,그리고 남자들의 대화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 등을 담을 생각이다.
대학원(이대.여성학)졸업후 약 5년간 4백회가 넘는 강연과 라디오 상담프로,각종 사회 등을 맡아 온나라 여성들의 「입」노릇을 해온 그는 스스로『수다쟁이임을 부끄러워 하지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文敬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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