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올림픽銀 정재헌 재기의 태극마크-양궁 대표선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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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방황의 끝은 태릉」일 수밖에 없었다.
바르셀로나올림픽 은메달→태릉선수촌 무단이탈→재입촌→다시 잠적→대표팀 사퇴→1년간 선수자격정지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鄭載憲(대구중구청.21)이 1년3개월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제가 할 일은 오직 운동뿐이라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 양궁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이 벌어진 청주농고 운동장에서 꼭 다문 입에 당당한 자세로 시위를 당기는 정재헌의 모습에서는 방황을 거듭하던 예전의 나약한 모습을 찾아볼수 없었다.
鄭은 최종 14강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金보람(한체대.20)을 1백63-1백61로 꺾는등 11승2패의 좋은 기록으로 종합4위를 차지,다시 태릉선수촌에 입촌하게 된것이다.
『제가 싫어서 나온 곳을 다시 제발로 찾아가는 것이 쑥스럽기도 하지만 이제는 마음을 완전히 정리했습니다.처음 입촌하는 마음으로 운동에만 전념하겠습니다.』 고교생 신분으로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의 영예에다 연금과 병역혜택을 받게된 鄭은 사생활 문제까지 겹쳐 거듭된 선수촌 무단이탈로 지난해 2월 협회로부터 1년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게된다.
사실상 선수생명이 끝났다는 주변의 우려 반,질타 반 속에서 지난해 4월 다시 활을 잡은 鄭은 선수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지난 1년동안 매일 오전6시부터 오후9시30분까지 뼈를깎는 「참회의 시위」를 당겨왔다.
이날 양궁장에는 또 한명의 弓士가 양궁인들의 시선을 끌었다.
16세의 여고1년생,1m58㎝의 작은 키에 야무진 모습으로 시위를 당기는 姜賢智(수원효원고).
姜은 韓熙貞(예천군청)廉連子(청원군청)李銀敬(고려대)등 前.
現대표 언니들을 모조리 물리치는등 10승3패를 기록,6위로 당당히 태극마크를 획득했다.4명의 언니를 둔 딸부잣집 막내인 姜은 수원화산국교 3년때 운동이 좋아 무작정 양궁부 에 지원한후1년뒤 경기도 양궁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는 재능을 보였다.
『1대1경기가 처음에는 떨렸는데 지금은 오히려 좋다』고 말할정도로 체구에 비해 강심장을 가진 姜은 차세대 한국여자양궁의 대들보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였다.
[청주=孫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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