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정책 노선은…] 北과 양자협상 주장 … 한반도 문제에 식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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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존 케리 상원의원의 정치적 성향은 그의 '과거'에 영향을 받았다. 스물세살이던 1966년 해군 소위로 베트남전에 참전한 케리는 4년 동안 다섯번이나 무공훈장을 받았다. 그러나 영광 뒤에는 아픔이 있었다. 전투 중 오른쪽 다리를 잃어 의족 신세가 됐다.

또 후에 "메콩강가에서 베트남 민간인 10여명을 적으로 오인해 사살하는 과오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70년 대위로 제대한 그는 전쟁의 쓰라린 기억 때문에 곧장 반전운동에 뛰어든다.

28일 뉴햄프셔 예비선거의 승리엔 전쟁영웅이자 반전 운동가이기도 한 그의 특이한 경력과 4선(상원의원)의 정치 경륜이 큰 몫을 했다. 케리는 '민주당 대선 후보 중 유일한 참전용사'라는 경력 덕에 당내 보수층과 가까운 한편 '반전운동가'의 이미지를 살려 사회문제에는 자유주의적 입장을 견지, 진보층으로부터도 인기가 높다.

대외정책과 관련, 케리는 ▶동맹국을 중시하는 국제주의▶북한과의 양자협상을 통한 핵문제 해결을 주장해 왔다.

최근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취임 18개월간 대북 포용정책을 거부해 사태가 악화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오랫동안 동아시아를 담당, 한반도 문제에도 상당한 지식을 쌓았다. 이라크 전쟁엔 찬성했으나 최근엔 입장을 바꿨고 이라크 재건에 동맹국들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경제와 관련해선 부시 대통령의 감세정책을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으로 비난하고 "제조업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미국정치)교수는 "케리는 온건.합리적인 면모 덕에 당내에서 '가장 무난한 후보'로 꼽히지만 부시 대통령보다는 카리스마가 떨어져 보이는 게 약점"이라고 평가했다.

강찬호 기자

*** 바로잡습니다

1월 29일자 18면 '케리 정책 노선' 기사에서 "존 케리 상원의원이 (베트남)전투에서 오른쪽 다리를 잃어 의족 신세가 됐다"는 부분과 "'메콩 강가에서 베트남 민간인 10여명을 적으로 오인해 사살하는 과오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는 부분은 사실이 아니므로 바로잡습니다. 이는 한때 민주당 대선후보 출마를 고려했던 밥 케리 전 상원의원의 경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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