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순례>1.成錦鳶류 가야금산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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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散調는 어느 특정 곡의 이름이 아니라 서양음악의「소나타」처럼음악형식의 이름이다.즉 산조는 전통음악중 가장 발달한 독주곡의형식으로 연주자의 기량과 악기의 성능을 한껏 발휘시키기 때문에국악에서 연주자의 수준은 흔히 산조를 얼마나 잘 연주하는가로 평가된다.
산조는 반드시 장구 반주로 연주되는데 느린 장단으로 시작하여뒤로 갈수록 빠른 장단으로 변화되며 연주시간은 보통 40분에서60분 정도다.아무런 標題性도 갖지않는 순수한 기악곡으로,말하자면 絶對音樂에 속하지만 민속적인 애환으로 얼 룩진 다양한 가락들이 자유분방하게 전개되기 때문에 환상적이고 즉흥적인 성격을갖는다. 산조의 형식 즉 틀이 최초로 확립된 것은 19세기 말엽 가야금의 명인 金昌祖(1865~1919) 에 의해서라고 한다.판소리의 풍부한 음악기법을 활용해 기악독주를 위한 산조형식이 창출된 것이다.김창조의 뒤를 이어 수많은 가야금산조의 거장들이 나왔고 거문고나 대금 등 다른 악기의 산조도 이루어졌다.
산조는 악보없이 철저하게 구전심수로 전승되었는데,많은 명인들이선생으로부터 배운 가락을 그대로 연주하지 않고 자신의 기호에 맞게 고치고 새로 만든 가락을 넣기도 하여 독자적인 산조를 완성시켰다.
이러한 가야금산조는 상당히 많지만 이중에서도 成錦鳶류 가야금산조는 뛰어난 명품의 하나로 꼽힌다.
故성금연은 1923년 全南 光州에서 출생했다.일곱살 때부터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김창조의 정통을 이어받은 安基玉류산조를 전수받았으나 朴相根(1905~1949)의 이색적인 충청도풍 가락에 크게 영향을 받으면서 성금연 특유의 산조가락을 이루어갔다.그녀는 50년대부터 70년대 초반까지 산조연주자중 최고의 명성을 누렸으며,68년 우리나라 최초의 가야금산조인간문화재가 됐다.74년 하와이로 이민을 갔지만 쉬지않고 산조가락을 다듬어 가야금산조중 最長인 60여분에 이르는 大산조를 완성했다.
84년 2월 고국을 방문했을 때 (주)성음에서 취입하여 LP와 카세트테이프로 제작된『성금연 가야금산조』는 그녀 음반의 결정판이다.또 지난해 서울음반에서 CD로 출반된『지애리 가야금산조』는 국악계의 새로운 별로 떠오르고 있는 지애리가 연 주한 성금연류 산조로 명반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흔히 가야금주자들은성금연 산조를 맑은 시냇물에 비치는 화사한 꽃송이에 비유한다.
그녀의 산조가락들은 우리나라 여성미의 이상경에 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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