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피터팬 이연경씨-가수라기보다 뮤지컬배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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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이젠 가수보다 뮤지컬배우라 불러주세요.』 서울방송이「가정의달」을 맞아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중인 가족뮤지컬『피터팬』에서 주인공 피터팬역을 맡아 환상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가수 이연경은 뮤지컬에 흠뻑 빠져「가수폐업」을 선언하고 나섰다. 89년 MBC대학가요제 은상수상을 계기로 가수가 돼 그간 두장의 앨범을 내기도 했지만 가수보다는『딩동댕 유치원』의 MC나 피터팬처럼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연기자가 좋아 더이상 음반을 낼 생각이 없다는게 그의 말이다.
영원한 동안의 미소년 피터팬으로 분장한채 제법 그럴듯하게 칼싸움 포즈를 취한 그의 모습은 치기어린 개구쟁이 사내애 그대로다. 『숲속의 아이들하고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이 제일 즐거워요.』 작년 첫번째 뮤지컬 출연이었던『하늘을 나는 양탄자』에서 맡았던 헤리바누 공주역은 너무 여성스러워 오히려 재미가 적었다는 그는 순전히 어린이들과「노는」게 너무좋아 피터팬역을 흔쾌히맡았다고.
『피아노줄을 타고 하늘을 날땐 진짜 피터팬이 된 기분이에요.
』 처음엔 익숙지 않은 비행장면 연습중 서너차례 공중에서 곤두박질,너무 아프기도 했지만 나중엔 진짜 피터팬이 아닌게 오히려억울할만큼 하늘을 나는 재미가 쏠쏠했다고 털어놓는다.
얌전한 소녀역보다는 올리버 트위스트 같은 소년역이 더 끌린다는 그는 어린이 뮤지컬이라면 무조건 출연해「어른 스타」보다「어린이 스타」로 영원히 남고싶다는 피터팬다운 소망을 조심스레 밝힌다. 다음달 23일 교육방송 영어퀴즈프로 작가인 현재원씨와 서초동 성당에서 결혼식을 앞두고 맞은 공연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는 그는 시부모님 될 분들이 관람을 온다는 통에『새색시처럼 떨린다』며 수줍은 미소를 잊지 않았다.
글=李正宰기자 사진=金鎭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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