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 경계해야할 5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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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현재 통화나 금리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긴하나 이같은 高성장이계속되면 부담이 오게 되어있다.
실명제 이후 자금의 유통속도가 현저히 떨어져 통화관리가 상대적으로 쉬워졌지만 앞으로 설비투자가 활발해지면 유통속도는 빨라지게 마련이고 특히 부동산 경기가 묶인 상황에서 高수익을 좇는대기성 자금의 움직임이 더욱 기민해질 전망이어서 현재처럼 총통화증가율 15%대를 지킬 수 있으리라 낙관할 수 만은 없다.
문제는 통화를 어떻게「소리없이」수속해 나가느냐다.조금만 통화를 죄어도 민감하게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금리와 통화 정책을조화시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수신금리 자유화와 금융개방을 반드시 통화정책과 조화시켜 풀어나가야만 한다는 점도 앞으로의 통화정책상 상당한 부담이 될것이다. 1.4분기중 주거용이나 상업용 건물의 건축허가 면적은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줄어들었고 공업용 건축허가는 51.4% 늘어났다.
아직까진 철근.시멘트등 건자재가 공급 과잉상태에 있는등 건설경기가 기지개를 켜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하반기이후 본격화될 사회간접자본(SOC)투자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부동산가격은 건설부가 지가안정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고 토지종합 전산망을 구축,토지의 가수요를 막는다는 방침이어서 상당기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다만 실물경제가 좋아질수록 부동산 거래도 활발해진다는 일반적인 등식이 올해에도 공업용 토지에서부터 주거용으로 확산 적용될 것인지여부가 관건이다.
이 때에도 역시 변수는 시중의 부동자금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물가.임금 물가가 최근 고개를 숙인 것은 썩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연초의 파波動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듯이 아직도 수입개방이 물가안정과는 따로 놀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원하든 원치 않았든 간에 수입의 문이 열렸으면 그걸 우리에게최대한 유리하게 활용해야 하는데 아직 이 부문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다.켜켜이 쌓인 旣得權차원의 관행과 제도가 이를 훼방놓고있는 것이다.특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 곧 본격 화될 임금협상이다.정부는 자동차.조선.전자등 호황업종의 인상률이 다른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하고 있다.임금안정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많이 확산됐다고 보고 있으나 최근 노동계가 勞總과 在野쪽으로 양분돼 힘대결을 벌이는 양상 에도 우려하는 눈빛이다.
***재정정책 민간부문에서 투자가 활발하게 살아 나자 학계등일부에서는 재정이 運身幅을 줄여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당초 예정에 없던 추경예산이 비록 농어촌분야에 국한되긴 해도 하반기에 3천5백억원내외로 편성.집행될 상황이어서 이런 주장은 설득력을 얻어 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거시경제의 안정을 위해 정부에세금은 많이 거둬들이고 재정 씀씀이는 줄여야 할 것이라는 정책건의를 했다.
올부터 운용중인 공공자금관리기금등을 충분히 활용해 경기조절기능을 높이고,필요할 경우 올해 계획된 SOC투자중 급하지 않은것은 내년이후로 미루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한두번 나온 것이 아니긴 하지만 재정자금의 연말 집중방출에 대해서도 대안을 마련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공급애로 조선.자동차.반도체등 가동률이 높은 업종에서 일부 공급애로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엔고에 따른 해외수요가 예상보다 너무나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므로 이를 수요관리로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인력 부족 문제는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조선의 경우 울산.거제지역에서는 전반적으로 인력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전문 용접공등에 대해서는 인력 스카우트 현상이 빚어지기도 한다.이같은 급작스런 인력 수요 급증에는 사실상 즉 각 대처할 방안이 없다.
또 노동력 집약산업인 신발과 완구업종에서는 여전히 경기회복이쉽게 이루어지지 않아 부도업체가 늘면서 실업자도 늘고 있다.그러나 속으로 들어가보면 신발도 에어펌프 슈즈는 물량이 없어 못팔 정도며 완구도 전자식 작동완구는 마찬가지다.
또 산업합리화 단계를 거친 직물은 이미 호황국면에 접어들었다. ………………………… ▲도움말 주신 분=金元泰 한국은행 홍보부장,南相祐 한국개발원 선임연구위원,朴元巖 홍익대 교수,孫完植중앙투자금융 이사,吳鎭模 국토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柳時烈 한국은행 이사,李成宰 상공자원부 산업정책과장,李漢久 대우경제연구소장,崔 鐘璨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장,玄旿錫 청와대 경제비서관(가다나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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